내용요약 경총 '세제개편 토론회'…상속세율 OECD 중 최고
"내달 '세법개정안'에 세제개선 건의서 제출할 것"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상속세와 법인세 같은 조세제도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경쟁력 있게 바꾸는 것은 기업 활력을 높이고 외국인 국내투자를 활성화해 경제성장률을 제고하는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

1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세제개편 토론회'에서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이 손경식 경총 회장 토론회 개회사를 대독하고 있다. /사진=최정화 기자
1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세제개편 토론회'에서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이 손경식 경총 회장 토론회 개회사를 대독하고 있다. /사진=최정화 기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세제개편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손 회장은 "우리 상속세율은 최대 60%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고,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공제요건이 매우 엄격해 기업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상속세 최고세율을 OECD 평균 수준인 25%로 낮추고 가업상속공제 요건 대폭 완화와 유산취득세로 과세방식 전환과 같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2010년 이후 미국, 일본, 프랑스 같은 경쟁국들이 법인세율을 지속해서 낮추며 위기 극복과 기업 활력 제고에 주력해온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오히려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하면서 조세 경쟁력이 선진국보다 한층 약화된 상황이다"라며 "법인세 최고세율을 OECD 평균 수준인 22%로 낮추고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보다 강화하는 전향적인 대책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5년이 우리 경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인 만큼, 새 정부는 상속세와 법인세 같은 조세제도의 개선이 기업 활력과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 이동근 경총 부회장, 송공석 한국욕실자재산업협동조합 이사장(와토스코리아(주) 대표이사), 이성봉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 오윤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현 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 /사진=경총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 이동근 경총 부회장, 송공석 한국욕실자재산업협동조합 이사장(와토스코리아(주) 대표이사), 이성봉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 오윤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현 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 /사진=경총

오문성 한양여대 교수도 상속세율 인하를 주장했다. 오 교수는 "국제적으로 높은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을 현행 소득세율보다 낮은 30% 수준으로 인하하고,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도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우리나라 상속세율은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까지 포함하면 60%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고 국내 소득세율과 비교해도 피상속인이 이미 소득세 등을 부담한 후의 재산으로 상속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볼 때도 과도하게 높다"고 강조했다.

또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현재 중소기업과 일부 중견기업에만 적용되고 대기업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는데 제도의 취지상 이를 차별할 명분이 없다"면서 "대기업까지 공제대상을 확대하고 까다로운 요건으로 인해 사후 관리하는 과정에서 추징되는 사례가 많은 부분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상속세 제도의 틀을 유지한다는 전제로 상속세 최고세율을 30% 수준으로 인하하고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 폐지, 연부연납 기간 확대 등이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상속인이 각자 상속받은 부분에 대해 각각 세율을 적용하는 유산취득세 과세구조로 전환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현행 상속세제를 통해 세금을 징수하기 보다는 자본이득과세 방법을 통해 과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법인세 인상은 장기적으로 경제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려 재정건전성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새 정부에서는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법인세 실효세율을 15%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송 교수는 "법인세 인하는 세계적인 추세인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법인세를 인상했다"며 "그 결과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이 2012년에는 OECD 국가 중 23위였는데, 2022년 10위로 순위가 13단계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재정지출 필요성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증세에 대한 논의는 불가피하다"며 "다만 법인세는 기업이 납부하지만 실제로 주주와 근로자, 소비자 등에 전가되므로 인상에 신중해야 하며 경제적 후생 측면에서 증세의 우선순위는 소비세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법인세 인상으로 인한 세수는 단기적으로 재정건전성에 달성에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려 오히려 재정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법인세 감면이 기업의 투자와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여러 실증연구 결과가 제시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법인세제에 대한 논의는 기업의 세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글로벌 최저한세가 15%로 정해진 만큼 향후 다른 국가의 법인세율도 이 정도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도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법인세 실효세율을 15%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회에서 김우철 교수는 "기업승계와 관련해 불합리한 현행 상속세제를 합리화하고 OECD 평균 수준으로 세율을 인하하는 등 과도한 상속증여세 부담을 적정화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공석 한국욕실자재산업 협동조합 이사장은 "변화하는 환경에서 기업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사전・사후 업종 변경 제한 요건을 폐지하고, 사전승계(증여)를 상속과 같은 조건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윤 교수는 "단기적으로 공제제도를 대폭 확대하고 최대주주 주식 할증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하며 장기적으로 자본이득세로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며 "과세방식도 유산세 방식에서 유산취득세로 전환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성봉 교수는 기업승계와 관련해 "대기업의 경우 경영권 방어 관점에서 중소기업의 경우 체화된 경영 노하우 이전의 관점에서 상속세제를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다음달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2022년 세법개정안'에 이날 제시됐던 의견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세제개선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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