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키움, 핵심 선수 연이은 이탈에도 상승세
홍원기 감독 "선수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영웅 군단' 키움 히어로즈의 상승세가 매섭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이탈에도 2위를 마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웅 군단' 키움 히어로즈의 상승세가 매섭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이탈에도 2위를 마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척스카이돔=한스경제 김호진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를 향한 우려는 매년 계속됐다. 주축으로 뛰었던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박병호(36·KT 위즈), 박동원(32·KIA 타이거즈)이 팀을 떠났다. 시즌 전 '이정후(24)와 아이들'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러나 모두를 비웃기라도 하듯 16일 오전 기준 2위(37승 1무 25패)를 마크하고 있다. 반전 성적을 쓰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사령탑은 "팀 컬러"라고 설명한다.

키움의 상승세가 매섭다. 최근 10경기에선 5승 1무 4패로 주춤하지만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1위 SSG 랜더스(39승 3무 22패)를 2.5경기 차로 추격 중이다. 호성적의 이유는 단연 탄탄한 마운드다. 선발 평균자책점이 전체 3위(5.51)이고, 지난달에는 1위(2.82)를 마크했다. 불펜 역시 선발진 못지 않다. 전체 2위(3.35)를 기록 중이다. 에릭 요키시(7승)와 안우진(7승)이 나란히 다승 공동 1위에 올랐고, 타일러 애플러(4승), 정찬헌(3승), 최원태(3승), 한현희(2승) 등이 뒤를 받치고 있다. 타 팀들은 선발진을 구성하는 것 자체가 버겁지만, 키움은 5인 선발을 구성하고도 남는다. 불펜 운영도 다른 팀과 다르다. 홍원기(49) 감독은 불펜 투수 혹사, 이닝 쪼개기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1이닝씩 맡기는 '이닝 책임제'를 시행하고 있다. ‘KBO리그에서 이런 이상적인 운영 방식이 통할까'라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아직까지는 성공적이다. 이승호(23), 김재웅(24), 문성현(31), 하영민(27), 김태훈(30) 등이 평균자책점 1~2점대로 뒷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타선에서는 간판타자 이정후와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32)가 좋은 타격감을 보인다. 전날 홈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쏘아 올린 이정후는 타율 6위(0.328), 최다안타 5위(76개), OPS(출루율+장타율) 3위(0.938)로 각종 타격 지표를 휩쓸고 있다. 5월까지 2할 초반대 타율에 머물렀던 푸이그도 점차 살아나고 있다. 6월 12경기에서 14안타(2홈런) 6타점 7득점 타율 0.286으로 좋아졌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사령탑이 본 상승세 이유는 무엇일까. 홍원기 감독은 "올해는 작년보다 시행착오를 줄이는 게 목표다"라며 "믿음을 주면서 냉정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팀도 마찬가지지만 코칭스태프가 기회를 주는 게 아니다. 선수들이 기회를 잡는 것이다. 우리 팀은 선수층이 얇은 편이다.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가 부여되는데, 결국 기회를 잡느냐, 못 잡느냐다"라며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문화들이 잘 정착돼 있다. 어린 선수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실패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 있게 플레이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젊은 선수들의 무한한 내부 경쟁은 팀의 상승세에 원동력이 되고 있다. 누구 한 명 빠졌다고 무너지는 이미지는 탈피한지 오래다. KBO리그는 이제 본격적인 순위 싸움에 돌입한다. 영웅 군단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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