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이정후 홈런 스토리 주목
이날 경기 주인공은 송성문...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기록
[고척=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약속의 8회를 일궈내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머쥐었다.
키움은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서 6-2로 이겼다. 전날 경기의 패배를 씻으며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38승 1무 25패를 마크한 키움은 2위를 지키며 주말 3연전에 돌입하게 됐다.
경기 전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선수는 다름 아닌 이정후(24)였다. 15일 두산과 경기에서 1-4로 끌려가던 8회말 투런포를 터트리며 시즌 10호 홈런을 신고했다. 홈런 과정에서 진귀한 장면이 나왔다. 고척돔의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긴 이정후의 홈런이 ‘이정후 여기로 공 날려줘’라고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있던 키움 팬들 앞으로 정확하게 배달됐다. 키움은 3-4로 아쉽게 패배했다. 그러나 경기 결과보다도 이정후가 만들어낸 보기 드문 홈런 광경이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
경기에 앞서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정후는 화제의 장면에 대해 “신기하고 색다른 경험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한 그는 “홈런을 쳤을 때는 몰랐다. 치고 나서 더그아웃으로 돌아왔을 때 송신영(45) 코치님이 말씀을 해주셔서 알았다. 경기 끝나고 보니 정말 그 위치에 공이 떨어졌더라”라고 말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냐는 농담 섞인 질문에 이정후는 “경기 중에는 문구를 아예 보지 못했다. 홈런을 치고 싶은 곳으로 칠 수 있다면 10할 타자가 됐을 거다”라며 웃음으로 답했다.
경기 중 특별한 손님의 방문 소식이 알려졌다. 이정후의 홈런 공을 잡은 김수연(20)씨와 스케치북을 들고 있던 김진희(21)씨가 이날 고척 스카이돔을 방문했다. 소식을 들은 이정후는 팬들에게 사인배트와 좌석 업그레이드를 선물했다. 특별한 선물을 받은 두 팬은 당시 홈런 상황을 떠올리며 “공이 이쪽으로 넘어 올 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공이 날아오는 순간에도 몰랐다. 공이 떨어진 순간 멍하고 얼떨떨했다”고 말했다. 이어 “본의 아니게 뉴스에 나오고 주변에서 연락을 많이 주셨다. 성공한 팬이 된 느낌이다. 평생 해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돼 꿈만 같다. 앞으로도 키움 히어로즈를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키움이 승리로 화답했다. 이정후는 5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주춤했으나,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송성문(26)이었다.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의 만점 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혜성(23)도 2타수 1안타 1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1회초부터 실점을 기록한 키움은 쉽지 않은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3회말 이정후가 2사 1, 2루에서 동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1-1을 만들었다. 6회초 선발투수 최원태(25)가 흔들렸다. 결국 1-2가 되며 다시 리드를 내줬다. 7회말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렸다. 송성문의 솔로 홈런포가 터졌다. 2-2로 맞은 8회말 키움이 빅이닝을 일궈냈다. 1사 만루에서 박치국(24)의 폭투가 나온 것을 놓치지 않았다. 김준완(31)이 홈을 밟은 데 이어 내리 3점을 더 쓸어 담으며 순식간에 6-2를 만들었다. 확실한 승기를 잡은 키움은 9회초를 잘 막아내며 6-2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승장' 홍원기(49) 키움 감독은 "선발 투수 최원태와 필승조 투수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해냈다. 공격에서는 송성문이 동점 홈런을 터트리며 벤치 분위기를 깨웠다. 8회 볼넷 이후 후속 타자들이 집중력을 갖고 타석에 임하면서 대량 득점을 뽑아낼 수 있었다"라고 승리 요인을 밝혔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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