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 연준 자이언트스텝…한국은행, 빅스텝 압박 커져
시중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 5%…고정형 주담대 금리 연말 8%대 전망
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은행권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7%대에 들어섰다. /연합뉴스
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은행권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7%대에 들어섰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며 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했다. 한국은행(한은)도 다음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크게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이제 7%에 도달했으며 향후 8%를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연준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이는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의 전망치를 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분석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기에 이번 회의에서 0.75%P 인상이 옳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현재의 관점으로 봤을 때 다음 회의에서 0.5%P 혹은 0.75%P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연준이 재차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FOMC 정례회의 결정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0.75~1.00%에서 1.50~1.75%로 올랐다, 이제 미 기준금리 상단은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와 동일한 수준이 됐다. 하지만 한은이 6월에 금통위가 없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은 7월 진행되는 금통위를 통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차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의 격차는 0.00~0.25%P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다음달 연준이 FOMC에서 재차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다면 금리차가 역전됨은 물론, 큰 폭의 차이가 나타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우리나라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올해 남은 금통위에서 0.25%P씩 금리를 인상해,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2.7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는 미국의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인 3.25~3.5%보다 낮은 수준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은이 오는 금통위에서 빅스텝(0.5%P)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JP모건은 한은이 7월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단행해, 우리나라의 연말 기준금리가 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주담대 금리도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FOMC 결과가 나오기 전날인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는 전달 대비 0.14%P 오른 1.98%로 나타났다. 이는 3년 5개월만에 나타난 최고치다.

코픽스는 은행권 주담대 변동형 금리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연 3.55~5.509%에서 3.69~5.632% 수준으로 상승했다. 특히 주담대 변동형 금리의 상단이 4%대였던 신한은행까지 5%대 상단에 진입하며 4대은행 주담대 변동금리의 상단은 모두 5%대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은행권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의 기준인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10여년 만에 4%가 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가 7%를 넘어섰다. 

4대 시중은행의 16일 기준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4.33~7.09%로 집계됐다. 이는 우리은행의 대표 고정형(혼합형) 주담대인 '우리아파트론'의 금리가 연 5.41~7.09%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국내 시중은행의 주담대 최고 금리가 7%를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올해 고정형 금리 주담대가 8%까지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의 총대를 한은이 쥐고 있다"며 "금융채 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8% 언저리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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