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찐팬’ 확보 위해 팬서비스 늘리는 e스포츠 구단
일상 회복 맞아 오프라인 팬미팅 사례도 증가
“팬서비스, e스포츠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도 중요”
지난 17일 LCK 현장 팬미팅서 T1선수들이 팬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LCK
지난 17일 LCK 현장 팬미팅서 T1선수들이 팬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LCK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연세대학교 전성기를 이끈 최희암 전 감독은 당시 멤버였던 이상민, 문경은, 서장훈, 우지원에게 “너희들이 볼펜 한 자루라도 만들어봤냐? 너희들처럼 생산성 없는 공놀이를 하는 데에도 대접받는 것은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는 명언을 남겼다. 현재까지도 이 발언은 프로 스포츠에서 팬서비스 논란이 터질 때마다 회자되고 있다.

아무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프로 스포츠라도 팬들의 발길이 끊기면 한순간에 몰락한다. e스포츠도 현재 급성장기 맞아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점차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가운데, 팬들과 접촉을 늘리며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스포츠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팬서비스 수단은 유튜브다. 각 구단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수들 개인 방송이나 VLOG(브이로그), 대회 비하인드 등 콘텐츠로 팬들이 궁금해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친근하게 보여주고 있다.

MZ세대의 이용이 높은 숏폼도 활용도가 높다. 대표적으로 T1은 지난 4월 국내 최대 숏폼 플랫폼 ‘셀러비(CELEBe)’를 운영하는 셀러비코리아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전 세계에 분포한 팬덤이 T1 선수단과 더욱 활발하고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확대했다.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해 T1 선수단은 각각의 셀러비 공식 계정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콘텐츠로 팬들에게 다가간다. 다양한 온라인 행사 및 챌린지에 적극 참여해 응원해주는 팬들과 더욱 가까워지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근엔 일상 회복을 맞이해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사례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지난 4월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팬들과 만나 야구경기를 관람하며 소통하는 오프라인 행사 ‘한화생명e스포츠 데이’를 진행했다.

사진=한화생명e스포츠
사진=한화생명e스포츠

농심 레드포스도 지난 5월 ‘수서명화종합사회복지관’에서 팬들과 함께 “#모두가치해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해당 봉사활동에는 주장 ‘고스트’ 장용준을 비롯해 1군 선수단 전원과 사무국 임직원들이 참여했다. 또한 사전에 신청한 10명의 멤버십 팬들도 자리를 함께해 의미 있는 활동에 동행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코리아 챔피언십’(LCK)도 지난 15일 서머 개막과 함께 2년 만에 ‘LCK 현장 팬미팅’을 재개했다. 경기가 끝난 후 팬들은 롤파크 내 E 게이트 앞에 마련된 '팬미팅 존'에서 선수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e스포츠가 팬들과의 소통을 확대하는 이유엔 e스포츠의 팬 특성도 있다. 야구, 축구 등과 같이 지역연고제가 아닌 e스포츠는 팀 고정 팬층보다 선수 개인 팬층 비중이 매우 높다. 일례로 최고 인기팀 T1의 유튜브 구독자는 약 91만명(19일 기준)으로 페이커 개인 유튜브(약 164만명)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다. 

이 때문에 팀 내 인기 선수가 이적이나 은퇴 등으로 팀을 떠나면 팬들도 따라서 이동하는 경우가 잦다. 구단 입장에서도 잦은 팬 유출을 막기 위해 계속해서 선수를 영입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고정 팬 확보가 중요해진 것이다. 

e스포츠 관계자들도 현장 팬미팅이 재개된 LCK 서머가 개막 4일(19일 기준)연속 매진을 기록한 것을 볼 때, e스포츠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도 팬들의 경기장 발걸음을 끌어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 e스포츠 구단 관계자는 “e스포츠 특성상 팀 팬보다 선수 개인의 팬들이 많아 인기 선수가 리그를 떠나면 그만큼 e스포츠 인기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선수 개인의 팬과 함께 구단의 충성 팬층을 확보해야 구단은 e스포츠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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