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장.
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장.

ESG가 경영에 큰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최근 ‘자본주의 4.0시대'가 주목받고 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더불어 ESG 시대를 관통하는 핵심키워드다.  ‘자본주의 4.0’의 저자 아나톨 칼레츠키는 이 시대를 정부와 시장의 공생의 생태계로 정의한다. 시장과 공적영역의 경계가 점점 모호(Big Blur)해 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자본주의 4.0시대는 시장과 정부가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경제를 동반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을 요구한다. VUCA시대의 초불확실성속에서 정부와 시장은 모두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과거와 같이 정부와 시장의 어느 한쪽에 방점을 둔 이분법적 구분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상황과 여건에 따라 경제규칙을 바꿔야 하는 적응성 경제와 정부와 시장의 협력이 중요한 혼합성 경제로의 기조 전환을 강조한다. 정부와 시장이 공생하며 따뜻한 공동체 형성을 통한 포용적 성장으로 사회적 자본을 더욱 확충해 ‘사회적 가치’ 창출기반을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을 덧붙이고 있다.  

여기서 ‘사회적 가치’란 환경, 사회, 경제 등의 모든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공유가치’를 가리킨다. 기업이 주도하는 시장 메커니즘과 정부와 지방정부가 선도하는 공공영역을 함께 아우르는 통합적 가치이다. 이는 ESG의 상위개념이라 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과 맞닿는다. 

ESG시대는 기업과 공공의 조화와 균형을 통한 동반성장의 뒷받침 없이는 사회의 생존과 성장도 불가능하다. 때문에 지방정부가 속한 공공영역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점 더 강력해질 경향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지방정부는 다양한 환경·사회문제를 해결하며 사회적 가치를 선도하는 주체이다. 국민복지 증진과 공공성 실현을 추구하는데 있어 다양한 주체들의 가장 중요한 협업 파트너이며 조력자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확대해야 한다.   

이처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ESG경영을 행정적 맥락에서 고려할 때다. 지방정부는 직면한 위기극복과 다양한 현안해결을 위한 변화의 모멘텀을 ESG요소에서 찾아야 한다. ESG경영의 체계적 내재화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지역발전의 성장에너지로 활용하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2030년까지 인류가 지향하는 UN SDGs(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지방정부, 기업, 시민 등이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 이러한 ESG 기반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방정부의 지원과 제도마련은 매우 중요하다. 

시장기능이 잘 작동되지 않는 환경과 사회영역에서 더욱 그러하다. 사회 공동체는 생존과 성장을 위한 조건인 친환경, 사회적 책임 등을 핵심으로 한 에너지 절약, 탄소배출 감소, 산업안전, 근로조건 개선, 일자리 창출, 법규준수 등에 선도적 행정을 주문하고 있다. 정책 집행의 최접점에 있는 지방정부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배경이다. 

따라서 UN SDGs가 제시하는 ‘지속가능도시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전환’에 기반 한 지역특성화(Only One) 및 차별적 경쟁력(Killer Contents)을 통해 사회적 수요충족과 경제적 기회의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 기업이 사업장을 결정하는데 있어 지방정부의 ESG 행정기반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기업의 속성상 ESG 위험부담이 적고 사업적 기회가 많아 지속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사회 선택이 우선시되기 때문이다. ESG 행정력의 차이가 지역주민 삶의 질은 물론 기업 생태계의 경쟁력 수준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지방정부의 ESG 도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먼저 정책전반에 걸쳐 평가지표로서 ESG 행정을 강조해 반영해야 한다. 또 다른 하나는 지역사회에 ESG 확산을 촉진시키는 지원체계 구축과 제도화다. 결국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인프라 확충이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시·군구의 46%가 30년 뒤 지방소멸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5월 29일에는 지방소멸에 대응한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안이 의결됐다. 지방쇠퇴라는 지역적 위기를 타개하지 않고서는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엄중한 현실에 대한 반증이다. 지속가능성은 새로운 사회적 도전과제가 되고 있다. 이제 ESG가 사회 공동체의 존속과 성장을 위해서 풀어야 할 국가적 과제이자 지속가능발전이라는 공동선을 지향하는 시대적 정신인 만큼은 분명하다. 지방정부의 근본적인 변화가 절실한 이유다.  

민선 8기 지방정부의 출범으로 다양한 정책추진이 시도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 변화의 중심에는 공동체에 대한 연대와 책임,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적 자본과 질서를 형성해나가는 ESG 원칙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올해 1월 1988년 전부개정이후 32년 만에 자치분권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법률이 시행돼, 주민참여 확대, 지방의회 역량과 책임 강화, 행정 효율 증진 등을 도모하고 있다. 주민 중심, 정부·지방간 협력적 동반자 관계의 ‘자치분권 2.0시대’ 전환을 의미한다. 이에 ESG의 사회적 확산에 대응해 지방자치가 자치단체, 단체장 중심에서 주민과 지방의회 중심으로 전환?되는 새로운 지방자치의 패러다임이 탄력을 받고 있다.  

ESG의 사회적 확산이 당연한 시대적 흐름이다.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끄는데 가장 강력한 주체인 지방정부가 ESG에 대한 전향적 목표를 가져야 한다.    

이치한 ESG행복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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