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변호사 입김에 그동안 도입 논란만...신용회복위원회와 관계 설정도 관심집중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개인채무자의 '협상력' 보완을 위해 채무조정교섭업이 도입됨에 따라 그동안 채무추심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개인채무자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에 지난 2000년대부터 수 차례의 제도개선에도 불구 부족함이 있었던 '빚의 구렁텅이'에 빠진 이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보완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8일 '개인금융채권의 관리 및 개인채무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입법 예고했다. 그동안 개인금융채권의 관리와 연체 이후 개인채무자의 보호와 관련한 내용을 규율하는 별도의 입법이 없어 채권금융기관에 비해 열위(劣位)에 있는 개인채무자의 권익을 체계적으로 보호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주요 내용은 개인금융채권의 관리와 추심, 채무조정과 관련한 채권금융기관과 개인채무자 간의 권리·의무를 명확하게 하고 채권수탁추심업자, 채권매입추심업자, 채무조정교섭업자의 허가, 등록, 감독에 관한 사항을 규율한 것이다.

개인체무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보완은 지난 2002년 신용회복위원회 개인워크아웃, 2004년 법원 개인회생 등의 채권자 집단적 채무조정 제도를 구축하며 시작됐다. 2009년엔 채권추심법을 제정해 가혹한 불법 추심행위를 제한했고, 2002년엔 대부업법을 제정하며 불법사금융 제한 및 매입추심업 규율, 감독 등을 시작했다.

이번에 제정하는 법률은 대출계약 당사자인 채권금융회사와 개인채무자 사이 사적채무조정을 활성화하고, 특히 개인채무자의 신속한 재기를 돕는 채무조정교섭업을 도입하는 게 골자다.

연체한 개인채무자는 채권금융회사에 채무조정을 요청할 수 있으며, 이들 개인채무자의 전문성과 협상력 보완을 위해 채무조정교섭업자가 요청서 작성과 제출, 채무조정에 필요한 자료의 수집과 확인, 채무조정 내용의 검토와 협의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금융사와 개인은 대출계약 이전에는 동등한 관계로 시작하지만, 연체가 이뤄질 경우 순식간에 갑을관계로 전세가 뒤바뀐다. 연체 채무의 원인과 책임에 대한 논란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금융사 역시 대출승인 이전에 이를 검토해야 할 책임이 따른다.

채무조정교섭업자가 하는 일은 마치 쟁송 과정에서 변호사의 일과 비슷해 보인다. 실제로 채무조정교섭업 도입에 있어서 그동안 변호사들은 이를 법률행위라고 주장해 왔다.

채무조정교섭업자는 법인으로 일정 등록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책임과 의무가 부여된다. 요건은 사업에 필요한 인력과 시설, 1억원 이상 자기자본 등이 거론되고 있다. 변호사법에 따른 변호사나 법무법인, 법무조합은 별도 등록 없이 채무조정교섭업자로 일할 수 있다.

기존에 채무조정업무를 수행하던 곳은 '서민의 금융생활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거한 신용회복위원회였다. 향후 도입될 채무조정교섭업자가 민간 법인인 데 반해 신용회복위원회는 행정형 특수법인으로 신용회복지원협약에 참여한 복수의 채권금융회사에 대해 다중 채무조정과 지원 역할을 해 왔다.

협약에 가입한 금융사들에게 채무조정의 효력을 강제할 수 있는 '행정력'을 갖고 있었단 의미다.

그에 반해 채무조정교섭업자는 개별 채권금융회사와 건별로 채무조정을 지원한다.

향후 채무조정교섭업이 도입된다면 신용회복위원회와 관계 설정이 중요한 이슈가 아닐 수 없다. 한국금융연구원 임형석 선임연구위원은 "채무조정교섭업자에게 개인채무자의 신용회복위원회 신청접수 대행 업무 등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 경우 채무조정교섭업자를 통해 접수된 신청 건은 신용회복위원회가 채무자 납입 수수료 일정 비율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채무조정교섭업자의 과도한 영리활동으로 되려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면 신용회복위원회가 이를 관리·감독하는 업무를 일부 위탁하는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개인채무자 보호라는 제도 취지를 살리면서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다.

채무조정교섭업처럼 영리 채무조정 서비스업이 일찌감치 시행된 미국의 경우 제도 도입 초기에 과대 광고와 마케팅, 높은 선납 수수료 요구, 책임지지 않는 결과 등으로 소비자 피해가 빈번했다고 한다.

아울러 채무조정교섭업자로 등록할 때 의무 교육이수 기관으로 신용회복위원회를 지정하거나, 등록 업무를 위원회가 수행하는 방안, 향후 채무조정교섭업자 인증제도 등을 도입할 때 이를 관할하는 기관으로 활용하는 등의 내용도 검토할 만하다.

박종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한국스포츠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