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서한 통해 "택소노미 신뢰성 손상 및 영국의 탈탄소화 목표와 상충" 강조
영국 지속가능 투자 금융 협회 로고/gsi-alliance.org사이트 캡처
영국 지속가능 투자 금융 협회 로고/gsi-alliance.org사이트 캡처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영국기관투자자그룹(IIGCC), 책임투자원칙기구(PRI ) 및 영국지속가능투자금융협회(UKSIF) CEO들이 21일(현지시간) 공개서한을 통해 "영국의 녹색 택소노미(Green Taxonomy 녹색분류체계)에 가스를 포함시키는 것은 투자자에 대한 시스템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지속 가능한 금융에 대한 영국의 위상을 손상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녹색 택소노미를 개발하기 위한 이니셔티브는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것으로 정의될 수 있는 활동을 결정하기 위한 공통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고, 기업의 활동 및 투자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키기 위해 2020년에 영국 재무장관 리시 수낙에 의해 시작됐다. 

영국의 녹색 금융 전략에 따른 지속 가능한 금융 로드맵이 작년에 발표되면서, 택소노미의 기준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가 제공됐다. 또한 기업과 금융 상품들이 이러한 기준에 대한 환경 영향의 관점에서 택소노미의 정렬(alignment)을 보고하도록 요구됐다.

이번 서한의 배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의 증가에서 나왔다. 각국 정부가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천연가스 생산에 대한 의존도를 증가시키도록 압력을 가했고, 언론들은 천연가스가 택소노미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IIGCC의 CEO인 스테파니 파이퍼는 "천연가스가 택소노미에 포함되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반대는 그것이 친환경적이 아니라는 것이다“며 ”택소노미는 친환경 활동을 정의하기 위한 과학 기반 도구로, 투자자들에게 현재와 미래의 어느 것이 녹색으로 간주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성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자 그룹은 경제가 청정 에너지원으로 전환됨에 따라 가스 기반 에너지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에너지 안보 요구와 지속 가능성을 혼동하면 택소노미의 신뢰성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들은 "천연가스의 지속적인 사용은 국가들이 진행 중인 에너지 위기에 대응함에 따라 과도기 동안 '브릿지(bridge)‘로서 필요할 수는 있지만, 이것이 가스를 녹색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라며 “에너지 안보에 대한 매우 중요한 단기적 고려가 택소노미와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천연가스를 택소노미에서 제외한다고 해서 가스 관련 활동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빼앗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스를 포함하면 투자자들에게 영국의 탄소 중립 목표와 일치하는지에 대한 명확성에 있어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신호를 보낼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투자자 그룹은 이번 서한에서 천연가스를 택소노미에 포함시키는 것은 영국의 탈탄소화 목표와 상충될 것이며,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유지하려는 세계적인 목표와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가스를 포함하면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위험을 조장해 영국의 지속가능한 금융규제 프레임워크의 초석될 수 있는 택소노미의 신뢰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투자자들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펀드의 약속에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PRI의 CEO인 데이비드 앳킨스는 "기후 변화에 대한 우리의 세계적 접근방식은 현실주의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며 ”따라서 천연가스가 장기적으로 전환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궁극적으로 영국의 택소노미는 과학 기반 전환과 최대한의 정렬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하며, 이는 본질적으로 택소노미에 천연가스 활동을 포함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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