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코스피 지난 22일 2342.81 마감, 2020년 11일 이후 최저치
전문가들, 증시 반등 동력 없어 당분간 약세장 이어질 것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 경기 침체 우려와 매크로 불안정성으로 코스피가 추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등 동력이 없어 국내 증시가 당분간 약세장을 이어갈 것이라 전망한다. /김근현 기자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 경기 침체 우려와 매크로 불안정성으로 코스피가 추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등 동력이 없어 국내 증시가 당분간 약세장을 이어갈 것이라 전망한다. /김근현 기자

[한스경제=최용재 기자] ‘검은 월요일’이 지나가자 ‘검은 수요일’이 찾아왔다. 지난 22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74%가 내린 2342.81에 마감했다.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지난 20일 연저점을 찍으며 반등하는가 싶었지만 이틀 만에 더욱 큰 충격이 몰려왔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을 반전시킬 동력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지금보다 더욱 큰 공포를 가진 ‘검은 요일’이 찾아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검은 수요일’은 쇼크 그 자체였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다시 한 번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이어 시가총액 톱 10 중 단 하나의 종목도 상승하지 못한 채 꼬꾸라졌다.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은 사흘째 연고점을 경신하며 1297.3원에 마감했으며 이는 13년 만에 최고치다. 

23일에도 추락은 이어졌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22% 내린 2314.32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기어코 1300원을 돌파했다. 전날보다 4.5원 올라 1301.8원을 기록했다.

이에 시장은 당혹감에 휩싸였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긴축이나 경기 침체 우려, 우크라이나 사태와 고유가 등의 악재들은 이미 증시에 선반영됐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증시를 누를만한 새로운 악재와 변수가 없는 상황에서 무차별적으로 증시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글로벌적인 악재의 영향이 아니라면 국내에서 원인을 찾아야만 한다. 매크로 악재는 모든 국가들이 함께 받는 것이지만, 국내 악재는 그 유형에 따라 타격의 정도가 다르다. 수출주도형 산업이 주를 이루는 우리 경제의 특성상 매크로 위기에 더욱 강력한 한방을 맞을 수밖에 없다. 또한 국내 증시 역시 외국인이 주도하는 상황이라 외국인의 이탈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산업과 증시의 흐름은 같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경기 침체에 가장 약하며 경기 침체 때 가장 먼저 내려가는 것이 증시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산업은 현재 위기감에 쌓여있다. 특히 국내 증시와 강하게 연동돼 있는 반도체 업황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는 국내 증시를 이끌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앞으로 고전할 수 있다는 말이다.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우리나라와 대만 등, IT업체의 비중이 큰 나라들의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 하락했다. 때문에 4월과 5월에 이어 6월에도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무역협회는 하반기에는 수출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 부진은 기업 이익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는 요인다. 이는 하반기에도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무역수지 적자는 원화 가치 하락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국내 증시의 매력을 더욱 떨어뜨리게 된다.

최근 국내 산업과 증시에 위기감을 느낀 외국인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찾아 ‘셀코리아’를 시도하고 있다. ‘검은 수요일’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3205억원을 순매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코스피에서 15조 6092억원을 뺐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한국과 미국의 금리역전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발을 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환율 상승이 증시 하락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는 모습으로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이어지고 있고 반도체 업종은 4개월 연속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며 “이는 증시에 큰 부담이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경기 침체 우려가 전방위로 확산되며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기업 실적에 대한 눈높이 하향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도 불안심리를 자극했다”며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하반기 실적 불확실성 우려 확대로 반도체 업종의 하락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유안타증권은 “국내 증시 낙폭의 주요 원인으로 CFD(차액결제거래)를 비롯한 반대매매 출현, 북한의 핵실험 및 무력도발 리스크, 최근 개선되고 있는 중국 경제상황과 한국의 디커플링 우려 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의 해석은 다양했지만 결론은 동일하다. 당분간 국내 증시의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변동성이 심해질 거라는 말이다. 더불어 많은 전문가들이 코스피 하단을 2200선까지 열어뒀다. 

반등의 조건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인플레이션 완화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완화, 그리고 외국인의 투자심리 개선이다. 이를 위해선 금리, 물가와 함께 원‧달러 환율도 낮아져야 한다. 기업들의 실적 역시 받쳐줘야만 한다. 

아직까지 국내 증시에선 의미 있는 반등 모멘텀이 나오지 않고 있다. 때문에 세계 경제의 중심 미국, 그 중에 연준을 주시하는 것이다. 미국 경제가 살아나야 글로벌 경제도, 우리나라 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 

세계 경제가 7월과 8월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7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주목하고 있다. 이 세 가지가 지나간 후에나 보다 정확한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모습이 확인될 경우 연준의 정책 전환과 함께 우호적인 시장 분위가 형성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라면 스태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 침체 장기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 

최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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