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서양과 태평양에서 시추 막을 가능성 높아"
환경운동가 "시추 금지해야" vs 공화당과 산업계 "고유가 소비자에게 불이익"
미국 유전 지역에 작업하는 원유 펌프잭의 모습/연합뉴스
미국 유전 지역에 작업하는 원유 펌프잭의 모습/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바이든 정부가 미국 해안에서 석유와 가스 시추를 금지할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가 23일(현시시간)보도했다. 

법률상 내무부는 5년마다 연방 수역에서 석유와 가스 신규 임대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 뎁 할랜드 내무장관은 바이든 계획의 초안을 6월 30일까지 의회에 제출 하겠다고 약속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두 명의 행정부 관리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과 높은 물가가 유권자들을 짓누르고 있다는 것을 행정부가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백악관은 이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브루스 리드 부비서실장이 시추 허용 여부와 장소에 대한 논의를 주도하고 있으며 론 클레인 비서실장, 스티브 리체티 백안관 고문 등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조치에 대해 기후 운동가들을 고무시키겠지만 가스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에너지 경색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공화당의 비난에 미 행정부가 취약해 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아칸소 대학의 환경·에너지법 교수인 사라 롤렛 고스만은 “바이든 행정부는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내무부가 역외 임대 판매를 없애거나 소수의 판매만 제공하기로 결정한다면 기후를 위해서는 옳은 일을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그렇게 하면 바이든 대통령이 높은 가스 가격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화석 연료 회사들에게 명분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행정부의 의사 결정에 정통한 이들은 의회 의원들과 연안주 지도자들의 광범위한 초당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서양과 태평양에서의 새로운 시추를 막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여전히 검토 중인 것은 멕시코만 서부와 중부는 물론 북극해 일부 지역에서도 임대 판매를 계속 허용할지 여부다. 뉴욕 타임즈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멕시코만 중부와 서부 지역에 새로운 시추를 제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 후보일때 바이든은 공공 부지와 연방 수역에 대한 새로운 시추를 끝내겠다고 공약했다. 

환경 운동가들은 해양 시추가 청정 에너지의 미래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들은 기후 변화에 대한 미국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외변대륙붕(Outer Continental Shelf) 전체에 시추를 금지하도록 행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환경보호단체인 오케나(Oceana)의 다이앤 호스킨스 캠페인 디렉터는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운 임대 계약을 끝내겠다는 선거 공약을 지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략가인 트레 이스턴은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운 시추 계약을 체결할 경우 올 가을 중간선거에 민주당원들이 출마하는 곳에서 기후 문제에 민감한 유권자들을 떠나가게 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선거 공약을 어기고 새로운 임대 계약을 연장하는 것은 이 나라의 에너지 가격과 아무런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대할 수 있는 지역은 2027년까지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며 임대 판매와 해상 시추로부터 가스나 석유를 생산하는 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석 연료 업계와 공화당원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화석 연료 생산을 늦추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기록적인 고유가를 바이든 행정부 탓으로 돌리고 있다.

바이든은 운전자들에게 안도감을 주기 위해 연방 가스세를 일시적으로 중단할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미 행정부는 또 전략적인 석유 매장량을 공개하고, 에탄올이 많이 함유된 휘발유의 여름철 판매 금지를 유예하고, 미국 석유 생산자들에게 생산을 늘릴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원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양쪽을 다 가지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존 바라소 와이오밍주 공화당 상원의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공공 부지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하면서 석유와 가스 생산을 지원하는 척 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해상 에너지 회사들을 대표하는 전미 해양 산업 협회의 회장인 에릭 밀리토 역시 “시추 금지는 소비자들에게 해로울 것”이라며 "멕시코만에서 새로운 임대는 하루에 240만 배럴의 원유를 추가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지은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