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형 건설사들, 채권 등 투자 받기 위해 ESG 노력
10대 건설사 대부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개
중견건설사도 보고서 발간 움직임...비용 등은 걸림돌
현대엔지니어링 홈페이지에 올라온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현대엔지니어링 홈페이지에 올라온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한스경제=서동영 기자] ESG가 최근 들어 기업 경영을 평가하는 척도로 완연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는 ESG와 거리가 먼 것으로 여겨지는 건설사에도 예외가 아니다. 건설사들은 친환경 신공법을 개발하고 사내에 ESG 위원회를 만드는 등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기초로 간주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개 역시 같은 맥락이다.

건설사, ESG 강화 중…투자받으려면 평가 좋아야

건설업계에선 해외 현장이 많은 대형 건설사 위주로 ESG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해외 사업 시 ESG 평가가 낮으면 투자금 받기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GS건설은 지난해 12월 국내 건설사론 최초로 유럽 금융기관이 친환경 사업을 대상으로 대출해주는 ‘그린론’ 조달에 성공했다. 덕분에 GS건설은 BNP파리바은행으로부터 7020만 유로(940억원)를 끌어올 수 있었다. 

반면 ESG 평가가 나쁘면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지난해 7월 한 유럽 국가 중앙은행은 국내 모 건설사의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문제 삼아 해당 건설사를 투자기업 대상에서 배제했다.

최근엔 중견건설사도 ESG 채권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과 6월엔 한양이 중견건설사로는 처음으로 ESG 채권을 발행, 각각 500억원과 600억원을 모으기도 했다.

삼성물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삼성물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첫 걸음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부터…10대 건설사 대부분 공개

ESG 평가방법으론 해외에선 스탠다드 앤 푸어스(S&P)의 DJSI, 모건스탠리의 MSCI ESG 평가 등이 있다. 국내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 ESG행복경제연구소의 ESG 인덱스 등 600여 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셀 수 없이 많은 평가 지수가 있지만 이들의 평가 기초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다.  

정부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를 장려하고 있다 2025년까지 자산 2조원 이상 유가증권 상장사에 대해 보고서 공시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2030년부턴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 적용한다. 

이런 흐름 속에 국내 건설사들도 매년 보고서를 내놓는 기업이 늘고 있다. 도급순위 평가 10대 건설사 대부분은 상장사든 비상장사든 상관없이 홈페이지를 통해 이를 공개 중이다. 

GS건설의 경우 2011년부터 'GS건설 통합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 중이다. 2021년도 보고서에선 사업 현황뿐만 아니라 여성 임원 수, 노동조합 가입 비율, 출산 및 육아휴직 사용자, 협력회사와의 상생현황, 온실가스, 폐기물 등의 배출량 등 다양한 지표를 담았다. 포스코건설은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그룹 경영 이념에 따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기업시민 보고서'라 명명했다. 

10대 건설사 중 상장사이면서도 유일하게 보고서를 공시하지 않는 건설사는 HDC현대산업개발이다. 다만 최근 주주총회에서 빠른 시간 내 보고서 발간을 약속한 만큼 곧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 통합보고서. 여성 임원 수, 노동조합 가입 비율, 출산 및 육아휴직 사용자,  온실가스, 폐기물 등을 볼 수 있다.
​GS건설 통합보고서. 여성 임원 수, 노동조합 가입 비율, 출산 및 육아휴직 사용자,  온실가스, 폐기물 등을 볼 수 있다.

◆ 중견건설사도 보고서 발간 움직임...다만 비용 등이 걸림돌

10대 이외 건설사들은 아직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에 소극적이다. 보고서 작성에 드는 비용이 부담스럽고 과정도 어렵기 때문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예를 들어 탄소배출량을 어떻게 측정할 지 우리로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공장에서 생산활동을 하는 다른 산업과 달리 건설은 전국에 현장이 흩어져 있고 공정도 다르기 때문"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러다보니 대부분의 중견건설사들은 보고서 대신 자료만 간단히 올리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보고서를 발간하려는 중견건설사가 보이고 있다. 상장사인 아이에스동서는 2025년 보고서 의무공시에 대비, 국제지속가능경영보고 지침인 GRI 기준에 부합하는 보고서를 조만간 공개할 계획이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2025년을 앞두고 미리 준비하고 데이터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올해부터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차전지 재활용, 폐기물처리 등 친환경신사업을 비롯해 안전보건, 기후변화대응, 사회공헌 등 다양한 내용을 담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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