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 스토브리그 기간 포수 수집
강민호·김태군에 김재성까지 안방 경쟁 치열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경기에서 승리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경기에서 승리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겨울 포수 수집에 집중했다. 불펜 필승조 심창민(29)을 내주고 주전급 백업 포수 김태군(33)을 품었고, 프리에이전트(FA)로 풀려나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박해민(32)의 보상선수로 김재성(26)을 지명했다. 당시만 해도 FA 자격을 얻은 강민호(37)와 결별을 예상하는 이가 많았다.

삼성은 모두의 예상을 보기 좋게 깼다. 4년 총액 36억 원에 강민호와 계약을 맺었다. 단숨에 '포수 왕국'으로 거듭났다. 세 선수 외에도 김민수(31)와 권정웅(30)도 보유하고 있고,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어린 포수 이병헌(23)도 1군 진입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주전급 포수가 팀을 옮긴다는 건 가능성을 있지만 거의 희박하다. 시즌 초반이라면 더더욱 어렵다. 새 팀으로 떠난 포수가 전 소속팀의 정보를 넘기게 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팀을 제외한 대다수의 구단들은 선발 투수 구성, 포수 운영 등의 고민을 안고 시즌을 맞는다. 이런 점을 미루어 볼 때 삼성의 대비책은 그대로 적중했다.

올 시즌 초반 각 팀마다 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부상, 부진 등 각 팀마다 이유는 비슷하다. 가뜩이나 대부분의 팀이 '윈 나우'를 선언한 이때 안방 불안은 곧 가을야구 진출 실패를 뜻한다. 포수 이동의 첫 신호탄을 쏜 건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다. 두 팀은 지난 4월 24일 김태진(27)과 현금 10억 원, 2023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주고 박동원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어 지난달 9일 SSG와 KIA는 좌투수 김정빈(28)과 내야수 임석진(25)를 내주고 김민식(33)을 주고받았다.

삼성 강민호가 SSG 랜더스와 홈 경기에서 역전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강민호가 SSG 랜더스와 홈 경기에서 역전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떤 팀이 이득이고 손해를 본지는 시즌이 끝나 봐야 명확해 질 테지만, 현재 기준에서는 삼성의 포수 수집은 성공적이다. 허삼영(50) 삼성 감독은 시즌 초반 구자욱(29), 오재일(36), 이원석(36) 등 주축 선수들이 연쇄 이탈하자 젊은 선수들을 곳곳에 배치했고, 백업 포수로 시즌을 맞은 김태군을 지명타자로 내세우는 전략을 세웠다. 김태군이 개막 첫달인 4월 17안타 7타점 타율 0.405로 맹타를 휘두르며 '투 포수 선발 시스템' 효과를 톡톡히 봤다. 강민호가 컨디션 난조에 빠졌을 때에는 김태군이 포수 마스크를 쓰고 안방을 지키기도 했다.

1군 무대에서 100경기도 뛰지 못했던 김재성도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5월까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그는 3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에서 첫 선발로 나서 이적 후 첫 안타를 치더니 1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선 무려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을 쓸어 담았다. 27일 오전 기준 19경기에 출전해 18안타 9타점 타율 0.367로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강민호 역시 2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쐐기를 박는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려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삼성은 강민호와 김태군이 끌고 김재성이 미는 안방 밑그림을 완성했다. 과거 '투수 왕국'으로 불렸으나 이제 '포수 왕국'으로 변모할 준비를 마쳤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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