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권순우, 세계 랭킹 3위 조코바치 상대 분전
빠른 스트로크와 공격적인 포핸드 활용한 플레이 인상적
패배했으나 최선 다한 경기... 경기 후 1만5000명의 윔블던 관중 기립 박수
권순우는 세계 랭킹 3위 노박 조코비치를 상대로 분전을 펼치며 관중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연합뉴스
권순우는 세계 랭킹 3위 노박 조코비치를 상대로 분전을 펼치며 관중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졌지만 잘 싸웠다. 권순우(25·당진시청)가 분전을 펼치며 관중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권순우(세계 랭킹 81위)는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메이저대회에서 개인 최고 성적인 3회전 진출을 일궈냈다. 그러나 올해는 호주오픈 2회전, 프랑스오픈 1회전에서 멈췄다. 최근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6월 잔디 대회에서 연이은 1회전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영국 서비튼에서 열린 서비튼트로피 챌린저에서 크리스토퍼 오코넬(당시 세계 랭킹 116위)에게 무릎을 꿇으며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6월 네덜란드 스헤르토헨보스에서 열린 리베마 오픈 1회전에서도 위고 가스통(세계 랭킹 66위)을 상대로 0-2로 완패하며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직전 대회들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던 터라 27일(이하 한국 시각)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1회전에서도 자신감 결여가 우려됐다. 그러나 기우였다. 1세트부터 세계 랭킹 3위인 노박 조코비치(35·세르비아)를 괴롭혔다. 비록 1세트를 내주긴 했으나 빠른 스트로크와 강한 서브를 앞세워 조코비치의 2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2세트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자신의 주무기인 공격적인 포핸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공격적인 플레이에 조코비치에게서 당황한 기색이 느껴졌다. 이어지는 실수도 놓치지 않으며 조코비치의 2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했다. 이후 자신의 서브 게임도 따내며 2세트를 손에 넣었다.

노박 조코비치(왼쪽)는 경기 후 권순우의 경기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합뉴스
노박 조코비치(왼쪽)는 경기 후 권순우의 경기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합뉴스

2세트를 이겼지만 내리 3, 4세트를 내주며 1-3(3-6 6-3 3-6 4-6)으로 아쉽게 패배했다. 그러나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쳤다. 톱 랭커인 조코비치를 2시간 27분 동안 괴롭히며 세계 테니스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1, 2세트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포핸드 다운 더 라인은 예리했고, 간간이 나온 드롭 샷도 조코비치를 골치 아프게 만들었다. 2세트까지는 전체 획득 포인트에서 51-50으로 앞서는 등 근소 우위를 점하기도 했다. 비록 2회전 진출에 실패했으나 최선을 다했다. 약 1만5000명의 윔블던 관중도 그의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조코비치도 권순우의 경기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권순우는 높은 수준의 테니스를 보여줬다. 그는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양쪽 측면에 밀착해 공을 잘 때려내는 권순우 같은 선수를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저를 압박하며 경기 초반부터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또 “저는 전략적으로 포인트를 따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서브가 저를 도와줬다. 3세트를 권순우가 이겼다면 경기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코비치는 이날 승리로 남녀를 통틀어 윔블던에서 80승 고지를 밟은 최초 선수가 됐다. 그는 “윔블던은 저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어린 시절부터 이 무대에서 뛰는 꿈을 꿨고, 현실로 만들었다. 이곳에서 경기할 수 있어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강상헌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