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T 가입으로 20개 채워…美 95개, 日 72개, 英 48개에 이어 4위
친환경에너지 냉대 속 이뤄낸 진전…탈탄소 대세 거스를 수 없어
전문가 "재생에너지 대세 확인…정부 정책 뒷받침 필요"
RE100 홈페이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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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김현기 기자]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RE100’에 속속 가입하고 있다. 어느 덧 20개 기업이 동참하면서 RE100에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기업들이 합류한 국가가 됐다.

지난 3월 대선 토론회에서 조롱거리로 활용됐던 RE100이 불과 3개월 만에 경제적 가치를 입증한 셈이다. RE100은 향후 국내 굴지의 회사들이 국제무대에 경쟁하기 위한 필요조건처럼 굳어지고 있어 가입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RE100은 영국 기반의 다국적 비영리단체 ‘더클라이밋 그룹’과 환경 경영 인증기관인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가 지난 2014년에 시작한 글로벌 캠페인이다. 특정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특정 연도까지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후 기후 위기가 가중되면서 RE100 뜻에 공감한 세계적 기업들이 빠르게 늘었다. 해외 신용평가기관이나 투자사들이 글로벌 기업을 평가하는 주요 수단으로 RE100을 삼는 등 영향력도 크게 넓어졌다.

사실 국내 기업은 RE100에 대해 잘 몰랐다. 2014년 통신사 브리티시텔레콤(영국)과 의류회사 H&M(스웨덴)을 필두로 2015년 구글, 나이키, 골드만삭스, 스타벅스, 2016년 애플(이상 미국), 2017년 레고(덴마크), 2018년 후지쓰(일본) 등 해외 유명 기업들이 하나둘 RE10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음에도 남의 일처럼 여겼다.

국내 산업계에 ESG 개념 자체가 생소한 시기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지난 2020년 SK㈜와 SK머티리얼,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실트론, SKC 등 SK 6개 계열사가 RE100과 인연을 맺으면서 국내 기업도 향후 제품 수출과 국제사업을 위해선 세계적인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RE100 홈페이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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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측면에서 올 여름은 한국이 RE100의 새 리더로 자리매김할 전환점이 되고 있다.

최근 KT가 국내 20번째 RE100 회원사가 되면서, 가이드라인에 따라 오는 2050년까지 사내 사용 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채우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은 30일 현재 미국(95개), 일본(72개), 영국(48개)에 이어 재생에너지 100% 활용 계획을 제출한 기업이 많은 국가가 됐다. 기업의 형태도 한국수자원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같은 공기업부터 KB금융그룹, 미래에셋증권 같은 금융회사, 현대차, 기아 등 자동차 생산회사, 아모레퍼시픽, 롯데칠성 같은 소비재 회사 등으로 다양해졌다.

재생에너지 100% 활용 시점을 보면 미래에셋증권이 2025년으로 가장 빠르고, LG에너지솔루션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 아모레퍼시픽이 2030년으로 그 다음이다.

올 들어 빠르게 불고 있는 RE100 바람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삼성전자가 가입할 때 다시 한 번 크게 부각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역시 연내 RE100 리스트에 등록한다는 구상을 갖고 ‘더클라이밋 그룹’ 등과 소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휴대폰 라이벌 기업 애플은 이미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달성했다. 반도체 분야에서 생존 경쟁을 벌이는 대만 기업 TSMC가 2년 전 RE100에 가입했다는 점도 삼성전자에 경각심을 주고 있다.

RE100 홈페이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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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내 산업계는 유력 기업들의 RE100 가입을 두고 걱정하기도 한다. 국내 재생에너지 연간 전체 발전량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상위 11개 기업 발전량의 37.8%에 불과해서다. 재생에너지 생산 자체가 어렵고, 생산하더라도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각 기업이 RE100을 통해 탈탄소 정책을 효과적으로 펼쳐나가고, 원가 등에서 국제무대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도 중요하게 됐다.

국내 친환경에너지 전문가인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도 국내 기업의 연이은 RE100 가입이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잘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한 이사는 "최근 들어 국내 기업의 RE100 합류가 급증하고 있다. 예전에 관련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면 (국내 기업이 적어) 한숨만 나왔는데 어느 덧 20개 기업으로 늘었다"며 "이는 (여러 제약에도 불구하고) 국내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RE100에 가입한 한 기업 관계자는 "기업이 공장 가동에 필요한 재생에너지 생산을 모두 떠맡기엔 비용이 크다"며 "정부의 중장기적 협력이 절실하다"고 꼬집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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