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탄소 배출 포트폴리오 감축은 여전히 노력이 절실한 상황
2021년 2월 23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주관으로 열린 보험산업의 신뢰제고 및 지속성장을 위한 ESG 경영 선포식 /생·손보협회
2021년 2월 23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주관으로 열린 보험산업의 신뢰제고 및 지속성장을 위한 ESG 경영 선포식 /생·손보협회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기후위기와 관련한 금융산업의 공동 대응은 전 세계적인 추세며, 이는 보험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는 지난 2020년 삼성 계열사를 필두로 탈석탄 선언이 이어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생명보험사(생보)와 손해보험사(손보)가 이에 동참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탈석탄 선언을 필두로 신규 투자와 관련해선 탈석탄과 기후변화 위기에 발 맞추고 있지만, 기존의 포트폴리오를 줄여나가는 부분에선 여전히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난 2020년 11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석탄 채굴이나 발전 사업 등, 석탄 관련된 산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석탄 발전에 대한 직접적인 투·융자는 물론, 석탄 발전을 목적으로 한 회사채 등에도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2020년 아시아 보험회사 중 최초로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신규 보험인수도 중단했다.

2021년 들어 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캐롯손해보험 등의 보험사를 포함해, 한화그룹 6개 금융회사들이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이어 DB손보·현대해상·흥국화재·롯데손보 등도 석탄과 관련된 신규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더욱이 2021년 2월 23일엔 금융업권 최초로 모든 보험사가 공동으로 ESG 경영 선포식을 갖고 온실가스 감축 및 저탄소 경제 전환을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을 선언했다. 이후 같은 해 3월엔 KB·신한·하나·우리·농협·BNK·DGB 금융그룹 계열사와 삼성·한화그룹 금융계열사 등, 113개 금융회사가 참여해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금융 지지 선언식'을 갖기도 헀다.

이처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탈석탄 움직임에 다수의 보험회사들이 동참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특히 관련 산업에 대한 배제와 포트폴리오 감축 노력인 포트폴리오 2050 넷제로(탄소중립) 목표는 푸르덴셜생명·KB생명·신한라이프·KB손보 등, 4개 보험사 만이 수립한 상태다. 아울러 신규 투자와 달리 기존 영업과 관련해선 삼성생명·푸르덴셜·KB생명·삼성화재·KB손보 등이 부분적으로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세계 각국은 지난 2021년 11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채택된 ‘글래스고 기후합의’에 따라 석탄 관련 산업의 단계적 감축을 위한 정책 전환을 가시화 하고 있다. 비록 2030년대 선진국을 시작으로 2040년까지 개발도상국 등 전 세계가 석탄을 퇴출한다는 내용에서는 후퇴했지만 석탄 관련 산업의 입지는 해가 갈수록 점점 좁아지고 있다.

석탄은 석유나 천연가스 등, 여타 화석연료와 비교해 탄소 집약도가 가장 높다. 소비한 에너지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이 가장 높다는 의미다. 

석탄 발전은 동일 발전량 대비 수력의 250배, 조력의 125배, 풍력의 80배, 원자력의 60배, 태양광의 21배 이상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화석연료인 천연가스와 비교해도 2배 이상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따라서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 석탄 관련 산업의 퇴출이 시급한 과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 세계 정부의 정책적 움직임은 석탄 관련 산업과 위험인수, 자산운용 등으로 연계된 보험산업에도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향후 석탄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가 시장의 환경 변화로 인해 가치가 하락하고 부채가 되어 버리는 좌초자산으로 변질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영국의 금융 싱크탱크인 카본 트래커 이니셔티브는 현재 운영 중인 전 세계 석탄 발전 설비의 27%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2040년에는 66%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에 반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수익성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며 이미 주요 시장에선 석탄 발전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6년까지 모든 신재생에너지가 수익성 측면에서 석탄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지닌 우리나라는 석탄 관련 산업의 좌초자산 위험이 매우 높다. 카본 트래커 이니셔티브는 지난 2019년 3월 우리나라 전력시장의 재무적 위험 분석 보고서를 내고 파리협정의 목표치 시나리오 아래라면 우리나라는 1060억달러에 달하는 좌초자산 위험을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보험회사의 석탄 관련 사업 배제 움직임은 보험인수 측면에서는 2021년까지 약 35개의 원수보험 및 재보험회사가, 정책적으로 석탄 관련 사업의 위험인수를 제한하거나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의 23개사 보다 증가한 것이다. 또한 회사 정책으로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이와 같은 보험인수가 이루어지지 않은 케이스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탈석탄 보험사의 비중은 더욱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의 측면에선 2020년 말 기준, 최소 65개의 보험회사가 석탄 관련 사업의 신규 투자를 중단하거나, 기존 투자를 회수했다. 이들 보험사들의 연결기준 자산은 12조달러로 시장 점유율은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탈석탄 보험사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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