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박성한. /SSG 제공
SSG 랜더스 박성한. /SSG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박성한(24)은 지난해 SSG 랜더스의 오랜 고민을 해결했다.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2(407타수 123안타), 4홈런, 44타점, 53득점, 1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65로 빼어난 성적을 올리며 부동의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팀 내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3할대 타율을 기록했다. SSG에서 '3할 유격수'가 나온 건 2007년 정근우(40·은퇴) 이후 14년 만이다.

데뷔 후 처음으로 유격수 골든글러브에 '입후보' 했다. 당당하게 시상식에 참석했다. 그러나 고작 12표를 받는 데 그쳤다. 후보 7명 중 2번째로 적은 표를 받았다. 박성한은 "수상은 기대도 안 했지만, 생각보다 득표 수가 너무 적어서 속상했다. 제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이를 악물었던 박성한은 올 시즌 리그 최고 유격수로 진화했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를 맡고 있음에도 수준급 타격 실력을 뽐내고 있다. 28일 오전까지 7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4(245타수 77안타), 2홈런, 27타점, 35득점, 7도루, 출루율 0.394, 장타율 0.384, OPS 0.788을 기록 중이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스탯티즈 기준)은 2.37, wRC+(조정 득점 창출력)는 130.9를 찍었다. 리그 유격수 중 유일하게 3할 타율 이상을 마크하고 있다. 유격수 가운데 타율, 출루율, OPS, WAR, wRC+ 1위를 달린다. 김원형(50) SSG 감독은 "박성한이 지난해 3할 타율(0.302)을 쳤지만, 운이 따랐다고 생각했던 게 사실이다"며 "지금은 3할 타자의 능력을 갖춘 것 같다. 앞으로 더 훌륭한 타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SSG 랜더스 박성한(오른쪽). /SSG 제공
SSG 랜더스 박성한(오른쪽). /SSG 제공

박성한의 가치는 수비에서도 빛난다. 수비 범위와 포구, 송구 모두 지난 시즌보다 향상됐다. LG 트윈스 오지환(600.2이닝)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수비 이닝(574.2이닝)을 소화 중이다. 수비율은 0.966, RAA(평균 대비 수비득점기여)는 8.32로 유격수 1위다. 
타격이면 타격, 수비면 수비, 주루면 주루, 전방위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원형 감독은 "(박)성한이는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 눈에 띄게 성장했다"며 "지난 시즌과는 수비 움직임이 확연하게 달라졌더라. 주루플레이도 상황 판단력이 좋다.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며 칭찬했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선 들러리였으나 올해는 주인공으로 우뚝 설 것으로 보인다. 박성한은 오지환(32)과 함께 유력한 유격수 황금장갑 수상 후보로 꼽힌다. SSG는 전신인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해 단 한 번도 유격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박성한이 '구단 최초 유격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라는 영광을 위해 전진하고 있다.

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