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팀을 만나든 자신 있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간판 타자 이정후(24)는 지난 2017년 '바람의 아들' 이종범(52·LG 트윈스 2군 감독)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KBO리그에 입성했다. 그 해 입단한 신인 중 '최대어'는 아니었지만, 역대 신인 최다안타(179개)와 최다득점(111득점) 기록을 갈아 치우면서 10년 만에 순수신인왕에 올랐다.
2018년 크고 작은 부상으로 109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163안타 타율 0.355로 '2년 차 징크스' 없이 성공적으로 두 번째 시즌을 마쳤다. 이듬해에는 193안타 타율 0.336, 2020년에는 181안타(15홈런) 101타점 타율 0.333으로 호성적을 거둬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123경기에서 타율 0.360을 기록하며 세계 최초로 부자(父子) 타격왕에 자리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의 진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 시즌 29일 오전 기준 72경기에 출전해 98안타(14홈런) 58타점 42득점 타율 0.351 OPS(출루율+장타율) 1.007을 기록 중이다. 타율 2위, 최다안타 1위, 홈런 공동 2위, 타점 3위, 출루율 1위(0.351), 장타율 1위(0.581) 등 각종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이정후를 평가하는 기준은 실력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홍원기(49) 감독은 "이정후 선수는 그라운드에서만큼은 주장이라고 봐야 한다"고 높게 평가했고, 팀 내 주장 이용규(37) 역시 "제가 없는 동안 이정후 선수가 (리더) 소임을 너무 잘해줬다"며 "주장이라는 자리가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데, 이정후는 그런 능력이 있고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최우수선수(MVP) 수상도 문제가 없다. 이미 통산 타율 0.342로 고(故) 장효조(0.331)를 넘어 역대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커리어 통틀어 3할 이하로 내려간 적도 없다.
그렇다면 최절정의 기량을 뽐내는 이정후가 넘어야 할 산은 무엇일까. 바로 자신이다. 2017년 데뷔해 올해로 프로 6년 차를 맞은 그는 2019년 가장 많은 193개의 안타와 가장 적은 실책(2개)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최다 타점(101개)과 최다 홈런(15개)을 날렸다. 지난 시즌에는 한 시즌 최다 볼넷인 62개를 골라 1루를 밟았다. 부상 없이 지금과 같은 활약을 펼친다면 커이어 하이 시즌 경신도 문제 없다.
이정후는 28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 종료 후 인터뷰에서 "최근 들어 타격감이 좋아졌다. 지금 타격감이 좋기 때문에 어떤 팀을 만나든 자신감이 있다"며 "지금 홈런 숫자가 믿기지 않지만, 한 시즌 잘 쳤다고 홈런 타자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제일 이루고 싶은 건 우승이다. 팀이 우승을 한다면 저의 성적도 생각했던 숫자들이 나와 있을 것이다"라고 힘줬다.
김호진 기자 hoo100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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