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리그1 울산, 전북, 서울, 대구 FA컵 4강 합류
3팀이 기업구단... '투자는 곧 성적' 공식 입증
대구, 유일한 시도민구단... 그러나 투자만큼은 '진심'
올 시즌 FA컵 4강에 오른 팀들 중 대구를 제외한 3개 팀이 기업구단이다. /KFA 제공
올 시즌 FA컵 4강에 오른 팀들 중 대구를 제외한 3개 팀이 기업구단이다. /KFA 제공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언더독의 반란’은 없었다. 대한축구협회(FA)컵 8강에서 웃은 팀들은 모두 K리그1(1부) 소속이었다.

2022시즌 K리그1이 반환점을 앞둔 가운데, 지난달 29일 FA컵 4강 진출 팀들도 모두 가려졌다. K리그1에서 매 시즌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가 FA컵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이며 4강에 안착했다. 또한 FA컵에서 잔뼈가 굵은 FC서울과 지난 시즌 FA컵 준우승팀 대구FC도 4강 진출에 성공했다.

4강에 오른 팀들 중 대구를 제외한 3개 팀이 기업구단이다. 기업구단들은 재무 구조상 시도민구단들보다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강할 수밖에 없다. FA컵만 보더라도 우승 횟수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지난 26차례의 FA컵 결승에서 기업구단은 무려 24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시도민구단이 우승의 기쁨을 맛본 건 2014년 성남FC와 2018년 대구 2차례뿐이었다.

FA컵뿐만 아니다. 투자의 결실은 리그 성적에서도 엿볼 수 있다. K리그에서 공격적인 투자로 대표되는 팀은 전북과 울산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매해 연말에 공개하는 선수단 연봉 지출 현황을 확인해보면 2018시즌부터 전북과 울산은 4년 연속 팀 연봉 1,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북은 2017시즌부터 2021시즌까지 5회 연속 우승을 거머쥐었다. 울산도 최근 3시즌 연속 준우승을 포함해 매해 대권 도전에 나서고 있다. ‘투자는 곧 성적’이라는 공식이 입증된 것이다.

대구FC는 FA컵 4강에 오른 구단들 중 유일한 시도민구단이다. 그러나 구단에 대한 투자만큼은 기업구단 못지않게 '진심'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대구FC는 FA컵 4강에 오른 구단들 중 유일한 시도민구단이다. 그러나 구단에 대한 투자만큼은 기업구단 못지않게 '진심'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1983년 창단 이후 K리그1 6회 우승, FA컵 2회 우승, 리그컵 2회 우승을 거머쥐며 전통의 명가로 자리 잡은 서울도 그 밑바탕에는 모기업 GS의 꾸준한 투자가 있었다. 특히 최근 2시즌엔 떨어진 위상을 바로잡기 위해 나상호(26), 알렉산다르 팔로세비치(29·세르비아), 기성용(33) 등 공격적인 영입으로 스쿼드 보강에 나섰다. 그 결과 올 시즌 6년 만에 FA컵 4강 진출에 성공했고, 리그에서도 상위 스플릿 가시권인 7위(5승 7무 6패·승점 22)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구는 이번 FA컵 4강에 오른 구단들 중 유일한 시도민구단이다. 그러나 구단에 대한 투자만큼은 기업구단 못지않게 ‘진심’이다. 2019년 대구시민운동장을 축구전용경기장인 DGB대구은행파크로 리모델링하며 대대적인 투자를 했다. 외국인 선수 세징야(33·브라질) 등 주축 선수들을 지키는 데에도 돈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내외적으로 적극적인 투자가 성적으로 결실을 맺었다. 2018년 FA컵 정상에 오르며 창단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리그에서도 2019시즌 5위, 2020시즌 5위, 2021시즌 3위를 기록하는 등 매 시즌 리그 순위 상승을 일궈냈다. 올 시즌에는 최근 9경기 무패(3승 6무)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리그 6위(5승 8무 5패·승점 23)에 마크돼 있다.

프로스포츠 세계에선 ‘돈으로 우승을 살 수 없다’는 격언이 있다. 금전적인 부분보다 지금까지 쌓아온 구단의 역사와 전통 등이 우승 경쟁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는 옛말이 됐다. 최근에는 투자가 좋은 성적을 내는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결국 ‘투자만이 살 길’인 셈이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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