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선수들. /KBL 제공
서울 SK 선수들. /KBL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동아시아 농구 정상을 가리는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에서 치열한 '미니 한일전'이 펼쳐진다.

지난달 28일(한국 시각)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022-2023시즌 EASL 조 추첨식 결과 SK는 B조, KGC인삼공사는 A조에서 대회를 치르게 됐다.

EASL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필리핀, 대만 등 동아시아 지역의 프로농구 리그를 아우르는 '농구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다. 2022년 첫 시즌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대회 규모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첫 시즌에는 8개 팀이 참가한다. 한국(KBL), 일본(B리그), 필리핀(PBA) 각각 상위 2팀과 홍콩 베이 에어리어 드래곤즈, 대만 P리그+ 우승팀 등이 참가해 동아시아 최정상을 가린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한 SK와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한 KGC는 KBL 대표로 출전한다.

SK와 KGC는 조별 예선에서 일본 팀과도 맞붙는다. SK는 우츠노미야 브렉스와 격돌한다. 도치기현을 연고로 하는 우츠노미야는 지난 시즌 일본 B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 양재민(23)이 최근 이 팀과 계약하기도 했다. KGC는 류큐 골든 킹스와 맞대결한다. 오키나와를 연고지로 둔 류큐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과 최근 2시즌 연속 서부 지구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최근까지도 일본 농구는 한국 농구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 받았다. 선수들의 기량이나 몸값이 프로 출범 25년째를 맞은 KBL보다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프로농구 리그인 B리그가 출범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B리그의 역사는 짧지만, 리그 수준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1~2부 38개 팀으로 승강제까지 구축돼 있다. 전희철(49) SK 감독은 "최근 B리그 경기를 보면서 일본 선수들의 기량이 예전보다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좋은 가드가 많다"고 짚었다.

한일 양국 프로농구팀들은 그동안 친선 대회, 교류전, 전지훈련 연습경기 등으로 '비공식 대결'을 펼쳐왔다. 한일 팀 간 맞대결에선 항상 불꽃이 튀었다. 동아시아 최고 프로농구팀을 가리는 EASL에서도 한일 양국 농구의 자존심을 건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예정이다. 전희철 감독은 "2019년 터리픽12에 출전했을 때도 일본 팀과 맞붙었다. 일본 팀들과 경기할 때는 선수들 눈빛이 다르더라. ‘일본에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말이 있지 않나. 이번에도 일본 팀과 경기 때 남다른 각오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세근(35·KGC)은 "일본 팀들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국가대표팀에서 상대했던 선수들도 많다. 그래서 일본 팀이 경계가 된다"고 말했고, 허일영(37·SK)은 "일본 대표팀 에이스 히에지마 마코토(32·우츠노미야)가 서른이 넘었는데 여전히 기량이 좋더라"며 "한일 우승팀끼리 맞대결에서 꼭 이기고 싶다"고 힘줬다.

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