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NC, 1일 창원 삼성전 그라운드 사정 이유로 취소
구단의 보상 정책에도 팬들의 반응은 싸늘
NC 다이노스가 지난 1일 삼성전을 취소했다. 구단은 즉각 보상 정책을 내놨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연합뉴스
NC 다이노스가 지난 1일 삼성전을 취소했다. 구단은 즉각 보상 정책을 내놨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지난 1년간 3차례나 고개를 숙였다. 선수, 코칭스태프에 이어 이번엔 구장 관리 미숙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다.

NC 구단은 2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가 그라운드 사정을 이유로 갑자기 취소됐다"며 "관전을 기대하셨던 팬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내야 그라운드 배수 성능 개선과 불규칙 바운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된 원정 9연전 기간 동안 내야 인필드믹스 교체 공사를 진행했다. 교체 공사는 6월 23일 정상적으로 종료됐으나, 24일부터 시작된 장맛비가 30일 오전까지 지속되면서 교체한 안필드믹스가 그라운드에 안착하는 시간이 부족했다. 정상적인 경기 진행을 위해 그라운드 정비 작업을 수행했지만 그라운드 상태가 경기력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했고, 무엇보다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부득이하게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0년 창단 후 첫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NC는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년 사이 공식 사과만 세 차례했다. 지난해 7월 선수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및 호텔 술자리 파동 사건으로 사과했고, 지난 5월에는 코칭스태프 간 음주 폭행 사태로 물의를 일으켜 사과문을 게재했다. 구단은 반복된 선수단 일탈 행위와 성적 부진,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한다는 이유로 이동욱(48) 감독을 해임한 바 있다.

통합 우승 당시 '집행검 세리머니'를 선보여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페이지에도 소개되고, '택진이 형'으로 불리는 김택진(55) 구단주의 야구 사랑으로 타의 귀감이 됐던 구단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팀 순위도 곤두박질쳤다. 3일 오전 기준 9위(28승 2무 43패)에 머물러 있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공동 4위 KT 위즈(38승 2무 37패), KIA 타이거즈(38승1무 37패)와 8경기 차이가 난다. 아직 71경기가 남았지만 반등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구장 관리 미숙으로 1일 삼성과 홈 경기를 취소했다. 계속된 논란에 결국 사과문을 게재했다. /NC SNS 캡처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구장 관리 미숙으로 1일 삼성과 홈 경기를 취소했다. 계속된 논란에 결국 사과문을 게재했다. /NC SNS 캡처

NC는 "사유를 불문하고 구단에 실망을 느끼셨을 모든 야구 팬분들과 상대팀인 삼성 측에 죄송하다. 이날 경기장을 찾아 주셨던 팬들께는 전액 환불을 포함한 적절한 보상으로 구단의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팬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구단 SNS에는 "이성적으로 생각한 보상이 맞냐", "원정 팬은 숙박비, 교통비를 들여서 보러 갔다가 허탕을 치고 갔다",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 "사과를 제가 직접 검색해야 볼 수 있다니 대단하다", "적절한 보상이 아니다" 등의 날선 반응이 대부분이다.

책임 회피성 변명은 사과를 하고도 욕을 먹는다. 반면, 수습될 것 같지 않은 일련의 사태도 진심어린 사과로 누그러지기도 한다. 즉 사과가 전부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NC 구단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적으로 진지하게 되돌아 보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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