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제품 가격은 선수 명성과 비례
이름으로 차별화·고급화 가능
손흥민이 5월 2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며 골든부트를 들어보이고 있다. 자신의 패션 브랜드 NOS7 티셔츠를 착용한 모습. /연합뉴스
손흥민이 5월 2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며 골든부트를 들어보이고 있다. 자신의 패션 브랜드 NOS7 티셔츠를 착용한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브랜드 네이밍(Brand Naming)’은 마케팅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참신하고 눈길 끄는 이름 하나로 제품의 홍보 효과가 천차만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산업계에선 최근 공식 출시한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의 패션 브랜드 ‘NOS7’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 제품 가격은 선수 명성과 비례

NOS7은 손흥민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기록한 후 귀국하던 5월 24일 착용한 티셔츠에 새겨져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NOS7은 ‘Nothing Ordinary Sunday(평범한 일요일은 없다)’의 약자로 바쁜 한 주를 보낸 뒤 여유롭고 한가한 주말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의미한다. 물론 손흥민의 ‘손(SON)’을 거꾸로 한 ‘NOS’와 ‘등번호 7’이 함께 새겨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조성식(62)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3일 본지와 통화에서 “손흥민 브랜드가 온 필드(On-Field)에서 오프 필드(Off-Field)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온 필드는 축구장 안을 기초한다. 선수일 때 가능한 것으로 단기적이며 연봉, 광고 수입 등을 지칭한다. 오프 필드는 축구장 밖을 기초하는 것으로 은퇴 후 자신의 명성과 셀러브리티에 의한 지속성 있는 수입 창출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NOS7이 공식 출시한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케이스스터디 분더샵 매장 앞에는 긴 대기 줄이 늘어섰다. 케이스스터디가 공개한 가격은 티셔츠 7만3000원, 맨투맨 13만7000원, 반바지 9만7000원, 모자 4만7000원이다.

일각에선 가격이 비싸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전문가는 꼭 그렇지 만도 않다고 언급했다. 조성식 교수는 “농구계에 마이클 조던(59)의 브랜드 ‘에어 조던’이 있는 것처럼 축구계에선 손흥민이 ‘NOS7’을 내놓은 것이다”라며 “보통 브랜드 제품 가격은 해당 선수의 명성과 비례한다. 손흥민 역시 최고의 셀러브리티이기 때문에 가격대도 높게 매겨졌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의 위상 자체가 달라진 만큼 2016년 출시한 브랜드 ‘H.M SON’와는 확연히 다른 반응이 나올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연합뉴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연합뉴스

◆ 이름으로 차별화·고급화 가능

브랜드로 제품을 차별화하는 전략은 부동산 업계에서도 쉽게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디에이치(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써밋(대우건설), 르엘(롯데건설), 아크로(DL이앤씨) 등은 기존 브랜드보다 한 차원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설계된 하이엔드 브랜드들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전통적인 부촌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129.97㎡는 5월 23일 68억 원(19층)에 팔려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아파트명에 ‘아크로’가 붙으면 더욱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가 구축돼 프리미엄이 붙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명은 과거에 비해 외국어가 많이 붙고 길어지는 추세다. 1980~1990년대만 해도 장미아파트, 무지개아파트 등 우리말로 된 짧은 이름의 아파트들이 대세를 이뤘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래미안, 푸르지오, 아이파크 등 이름의 아파트들이 많이 생겨났고, 그 뒤론 파크뷰(공원), 센트럴(대형 차선도로), 리버뷰 및 레이크(강·호수), 포레(산), 오션뷰 및 마리나(바닷가), 메트로(지하철역) 등이 더 붙어졌다. 건설사들의 차별화 싸움은 이젠 고급화 전략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차별화와 고급화를 지속하면서 수식어들이 붙다 보니 아파트명도 대체로 외국어로 변하고 길이도 길어졌다.

이름이 갖는 광고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 서울교통공사가 진행한 지하철 '역명병기 판매 사업' 입찰 결과를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역명병기 사업은 기존 지하철역 이름에 인근 기업이나 기관 이름을 유상으로 함께 병기하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이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을지로입구역-하나은행, 선릉역-애큐온저축은행, 명동역-우리금융그룹(우리금융타운), 논현역-강남브랜드안과가 역별 낙찰자다. 낙찰가는 을지로입구역 8억 원, 선릉역 7억5100만 원, 명동역 6억5466만8075원, 논현역 9억 원이다. 논현역의 낙찰가는 역대 최고액에 해당한다. 낙찰된 4개 역 가운데 을지로입구역과 명동역은 기존 계약이 만료되면서 새로운 사업자를 모집한 경우다. 선릉역과 논현역은 이번에 처음 역명병기를 하게 됐다. 낙찰된 기업들은 지하철 안내 방송과 역사 안팎 표지판 등으로 낙찰가 이상의 커다란 브랜드 홍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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