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 /연합뉴스
박용택. /연합뉴스

[잠실=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많이 울 것 같아요. 팬들에게 19년 동안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릴 때 계속 울컥했어요."

LG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박용택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을 치른다.

박용택은 2020시즌을 마치고 은퇴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관중 입장이 제한되면서 은퇴식을 미뤄왔다. 야구장 문이 활짝 열린 올해, 기다렸던 은퇴식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박용택은 "아무 감흥이 없을 줄 알았는데 떨려서 잠을 못 잤다. 새벽 4시쯤 잠든 것 같다. 몇 시간 못 자고 야구장에 나왔다. 잘 생긴 얼굴이 영 컨디션이 안 좋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KBO는 지난 시즌부터 은퇴 경기를 치르는 선수가 단 하루 정원 외로 1군에 등록할 수 있는 특별 엔트리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해 은퇴식을 연 김태균 해설위원이 이 제도의 첫 수혜자였다. 박용택도 이 제도의 혜택을 보게 됐다. 그는 이날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다. 주심의 플레이 볼 선언 직후 교체될 예정이다. 박용택은 "어제 리허설을 했다. 교체돼 나올 때 잔디라도 뽑고 나와야 하나 고민 중이다. 가장 오랜 시간 서있었던 곳이다 보니 여러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LG 선수들은 '용암택', '별명택', '간지택' 등 사전에 박용택이 선정한 별명들을 유니폼에 마킹하고 경기에 나선다. 박용택은 "아무래도 '용암택'이 가장 마음에 든다. 그런데 '졸력택'을 아무도 안 했더라. 애초 (정)우영이가 그 별명을 골랐는데 팬들에게 DM(다이렉트 메시지)도 받고 힘들었다더라. 제 입으로 꺼냈고, 롯데전이라 더더욱 그거에 대한 내 방식으로 푸는 것인데, 졸렬택이 없어서 아쉽다"고 언급했다.

선수 시절 박용택의 목표는 LG 유니폼을 입고 우승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끝내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었다. 박용택은 후배들이 자신의 한을 풀어주길 바란다. "후배들이 우승 한번 못하고 은퇴하는 게 얼마나 아쉬운지 선수 때는 모를 것이다. 은퇴하고 절친한 박경수와 유한준이 우승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부럽고 아쉬웠다"며 "올 시즌 LG 전력이 좋다. 그런데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조금 더 세다. 시즌 끝날 때까지 3강 구도가 깨지기 쉽지 않을 것이다. 주장인 (오)지환에게 꼭 '우승 주장'을 하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박용택은 김용수(41번), 이병규(9번)에 이어 LG 구단 3번째로 영구결번의 영광을 누리게 됐다. LG 구단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박용택의 영구결번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영구결번을 꿈꿨다. 대학 때 김용수 선배의 번호가 영구결번이 되는 것을 보면서 LG 영구결번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 (이)병규 형이 할 때는 꿈이 아니고 확실한 목표가 됐다. 김용수 선배는 전설 같은 느낌이고, (이)병규 형이 범접할 수 없는 슈퍼스타였다면 저는 편하게 다가 설 수 있는 선수였다고 생각한다. 꿈을 이뤘다. 선택들을 잘했던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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