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 /LG 트윈스 제공
박용택. /LG 트윈스 제공

[잠실=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이 가장 잘 어울리던 사나이 박용택이 마침내 LG 트윈스의 전설이 됐다.

박용택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을 치렀다.

박용택은 2020시즌을 마치고 은퇴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관중 입장이 제한되면서 은퇴식을 미뤄왔다. 야구장 문이 활짝 열린 올해, 기다렸던 은퇴식을 치를 수 있게 됐다.

그는 LG 구단 역사상 최고 타자이자 대표적인 원클럽맨이다. KBO리그와 LG 구단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2002년 KBO리그에 데뷔한 이후 2020년 은퇴하기까지 LG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프로 통산 2236경기에 출전해 2504안타 213홈런 1192타점 1259득점 313도루를 기록했다. KBO리그 역대 통산 최다 안타·최다 경기·최다 타석(9183타석)·최다타수(8193타수)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역대 최초로 200홈런·300도루 기록과 10년 연속 3할, 7년 연속 140안타의 대기록도 세웠다. 야구를 대하는 진지한 자세와 철저한 자기관리, 특유의 성실함으로 LG를 대표하는 타자로 이름을 떨쳤다.

경기 시작 전 시구를 한 박용택은 2년 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신설한 특별엔트리로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주심의 플레이 볼 선언 직후 김현수와 교체됐다. 잠실구장 만원 관중(2만3750명)은 박용택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박용택(33번)은 김용수(41번), 이병규(9번)에 이어 구단 역사상 3번째로 영구결번의 영광을 누리게 됐다.

이날 경기 후 박용택의 영구결번식이 거행됐다. 이날 잠실구장을 찾은 야구 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레전드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잠실구장엔 모처럼 박용택의 응원가가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차명석 LG 단장의 영구 결번 선언과 함께 전광판 양 옆 대형 통천이 펴졌고, 축포가 터졌다. 축하 무대와 유니폼 반납식이 이어졌다. 박용택은 자신의 유니폼에 사인을 해 구단에 반납했고, 구단은 답례로 박용택이 기록한 마지막 홈런공을 선물했다. LG의 전설 김용수, 이병규와 고등학교 시절 은사 최재호 강릉고 감독이 차례로 꽃다발을 건네며 박용택의 은퇴를 축하했다.

이어 박용택의 고별사 낭독이 진행됐다. 그는 "야구를 시작한 이후 단 한 번도 즐겁게 야구한 적이 없다. 야구를 정말 사랑하지만 즐겁게 해선 안되더라. 영구결번은 신인 때 막연한 꿈이었다. 때론 롤모델이었고, 라이벌이었던 (이)병규 형이 영구결번이 되면서 확실한 목표가 됐다. 지금 이 순간 제가 3번째 영구결번 선수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팬보다 위대한 야구도 없다. 후배들이 제가 했던 얘기를 가슴에 깊이 새겨줬으면 좋겠다. 저는 우승반지 없이 은퇴하지만 여러분의 사랑을 받으며 은퇴한다"고 작별을 고했다.

박용택은 LG 선수단에게 헹가래를 받은 뒤 그라운드를 한바퀴 돌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오직 LG만 사랑했던 그는 그렇게 '역사'로 남았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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