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웨어러블 시장, 2025년 1515만대 규모 전망
현대카드 새로운 웨어러블 서비스 내놓으며 금융권 활력 불어 넣어
국내 웨어러블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카드가 새로운 웨어러블 서비스 내놓으며 금융권에 새로운 활력 불어 넣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 4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제공
국내 웨어러블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카드가 새로운 웨어러블 서비스 내놓으며 금융권에 새로운 활력 불어 넣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 4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제공

[한스경제=최용재 기자]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의 성장세가 거세지며 국내에서도 이 같은 흐름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 ID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웨어러블 시장은 2025년 1515만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웨어러블 중에서도 특히 스마트워치는 세계적인 관심사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워치 출하량이 처음으로 1억대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24%나 성장한 것이다. 2022년 1분기에서도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나 성장했다. 

점유율 1위는 애플(30.1%)이며 삼성전자(10.2%)가 2위다. 애플이 부동의 1위를 지키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추격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와 함께 ‘갤럭시워치4 블랙야크 패키지’를 출시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여기에 구글이 참전할 태세다. 구글은 ‘픽셀 워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애플, 삼성전자와 함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이유다. 

스마트워치의 글로벌 성장세와 국내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지금, 국내 금융권은 여전히 스마트워치 서비스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금융사들은 스마트워치 서비스에 소극적이었다. 때문에 스마트워치로 간편하게 결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소비 문화가 정착되지 못했다. 이에 금융권의 외면을 받은 스마트워치 시장은 헬스 케어를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다. 

과거 금융권이 웨어러블 서비스에 적극적인 때가 있었다. 미래 성장성에 주목한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은 2015년 스마트워치 뱅킹서비스를 내놨고, 같은해 신한카드도 스마트워치 결제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이에 NH농협은행과 신한카드는 2020년 서비스를 중단했다. 우리은행만이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으나 이용자가 미미한 수준이다. 

금융권에서 스마트워치 뱅킹서비스가 자취를 감춘 이유는 여러 가지다. 보안 문제와 작은 화면이란 단점이 있었지만 가장 핵심적 이유는 사용률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이용 고객이 없다보니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었고, 결국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끌고 가기 어려웠던 것이다. 

때문에 은행권은 여전히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은행권은 향후 신규 웨어러블 뱅킹 서비스를 단순 검토 수준, 당장 발전할 가능성이 없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드사가 새롭게 웨어러블 서비스를 내놔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주인공은 현대카드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24일 애플워치 전용 서비스인 ‘두근 결제 in 애플워치(두근 결제)’를 선보였다. 

두근 결제는 애플워치가 제공하는 심박수 데이터와 현대카드 결제 승인 앱 푸시(push)를 연동시킨 서비스다. 고객이 애플워치를 착용한 상태에서 현대카드로 결제하면 결제 순간의 심박수를 기록해 위트 있는 콘텐츠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현대카드는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탑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현대카드의 행보를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웨어러블 시장에서 카드사가 다시 기지개를 펴는 이때 빅테크는 한발 더 치고 나가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애플워치 및 갤럭시워치용 네이버페이 앱을 내놓았다. 스마트워치 전용 앱을 활용하면 스마트폰 없이 스마트워치만으로 현장 결제를 할 수 있게 됐다. NHN 역시 애플워치 전용 페이코 앱 출시를 준비 중이다. 모두 포인트로만 결제가 가능하다. 

빅테크의 시도는 카드사들을 자극할 수 있는 동기가 될 수 있다. 간편결제 시장에서 카드사들은 빅테크에 주도권을 내준지 오래다. 때문에 카드사들은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도 밀릴 수 없다는 공감대가 생길 수 있다.

관건은 스마트워치와 연동된 카드 결제 시스템의 장착이다. 현대카드의 두근 결제도 빅테크들의 결제 서비스도 아직 카드 결제 서비스가 들어가 있지 않다. 이를 먼저 해결하고 확산시키는 업체가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워치에 카드 결제 서비스를 탑재하는 건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만 카드사들이 하지 않는 이유는 이용자가 없어서, 사업성이 없어서,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보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당장 현대카드는 두근 결제에 카드 결제 서비스를 넣을 계획이 없다. 신한카드 역시 당분간 스마트워치 결제 서비스를 재개할 계획은 잡지 않았다. 다만 여지는 남겨 놓고 있으며 상황도 과거와 달라졌다. 

이는 갈수록 커지는 웨어러블 기기 보급률과 20‧30세대가 소비의 핵심층으로 떠오르면서 당장의 수익이 아닌, 미래 먹거리를 위한 고민이 필요해진 것이다. 스마트워치가 실물 카드의 대체 수단으로 사용될 시대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카드사들의 의지와 전략이 달라져야 할 때다. 미래를 위한 가치 있는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스마트워치 결제 관련해서 기존에는 사용자가 많지 않아 잠정 중단했다”며 “하지만 IT업계의 스마트워치 표준경쟁이 심화되고, 다양한 간편결제 솔루션 제공에 따라 추후 시장추이를 지켜보면서 서비스 재개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최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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