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손흥민 "EPL 득점왕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순간"
월드클래스 논쟁... "월드클래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새로운 시즌은 0에서 다시 시작
손흥민이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아디다스 홍대 브랜드센터에서 열린 '손 커밍 데이'에서 참석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손흥민이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아디다스 홍대 브랜드센터에서 열린 '손 커밍 데이'에서 참석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서울=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제가 득점왕에 점점 가까워지자 동료들이 자기 일처럼 설레했다.”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은 4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아디다스 홍대 브랜드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1-20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기록한 순간을 돌아봤다. 그는 “EPL 득점왕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순간이다. 현실로 이뤄지면서 너무나 행복하고 특별한 순간이었다”라고 미소 지었다.

2021-2022시즌 아시아 축구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리그 23골을 터트리며 모하메드 살라(30·리버풀)와 함께 ‘EPL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가 EPL에서 득점왕을 거머쥔 것은 최초다. 특히 페널티킥 없이 EPL 득점왕에 오르면서 더욱 값진 기록을 만들어냈다. 손흥민이 득점왕의 영광을 안을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특유의 친화력’이 있다. 토트넘 동료들은 제 일 인 것처럼 발 벗고 나서 도왔다. 손흥민은 “득점왕에 올라서 기쁜 것도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팀 동료들이 자기 일인 것처럼 도와주고 좋아해 줬다. 그 모습을 본 순간이 가장 기뻤다. ‘아, 제가 해외에 와서도 동료들이랑 잘 지내고 있구나’라는 행복감을 느꼈다”라고 웃었다.

EPL 득점왕 과정은 극적인 드라마였다. 5월 23일(한국 시각) 리그 마지막 경기인 노리치 시티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비로소 득점왕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를 떠올린 그는 “사실 마지막 경기에 득점 기회가 잘 오지 않았다. 멘털이 살짝 흔들렸다. 혼자 조급했다. 그러나 교체로 투입된 루카스 모우라(30·브라질)와 스티븐 베르흐베인(25·네덜란드)이 ‘득점왕 만들어줄게’라는 이야기를 해줬다”라며 “두 선수는 저와 포지션 경쟁 관계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모두 떠나서 저를 도와준다는 것 자체가 너무 고마웠다. 저도 경쟁하는 입장에 있어 봤기 때문에 절대 쉬운 생각이 아니라는 걸 잘 안다. 다들 자기 일처럼 좋아해 주고 힘써주는 것을 보면서 정말 고맙고 기뻤다”고 회상했다.

손흥민이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아디다스 홍대 브랜드센터에서 열린 '손 커밍 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손흥민이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아디다스 홍대 브랜드센터에서 열린 '손 커밍 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안토니오 콘테(53·이탈리아) 토트넘 감독도 손흥민의 득점왕 도전에 ‘진심’이었다. 손흥민은 “전반전을 2-0으로 마친 뒤 콘테 감독님께서 ‘승리해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을 가져와야 한다. 긴장을 풀지 마라’라고 강조하셨다. 그리고선 마지막으로 ‘손흥민이 득점왕을 할 수 있게 모두 도와줘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라며 뒷이야기를 밝혔다.

‘EPL 득점왕’을 거머쥐며 다시금 붉어진 ‘월드클래스 논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손흥민은 “‘아직 월드클래스가 아니다’라는 발언은 아버지의 의견이다. 아버지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저도 월드클래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진짜 월드클래스라면 이런 논쟁은 펼쳐지지 않는다. 오히려 ‘아직도 올라갈 위치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저를 노력하게 만든다”고 힘줘 말했다.

손흥민은 이제 ‘EPL 득점왕’ 타이틀을 달고 새로운 시즌을 맞이한다. 그러나 겸손함을 잃지 않는다. 그는 “새 시즌은 다시 0에서 시작한다. 지난 시즌 많은 것을 이뤘지만 다시 새로 시작해야 한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목표를 일찍 달성하게 되면 제 자신이 느슨해진다”라며 “저는 제가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 얼마나 잘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가오는 시즌에서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즌에 임하려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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