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힙 스피드가 빠른 게 특징
여전히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
윤이나가 그린을 파악하고 있다. /KLPGA 제공
윤이나가 그린을 파악하고 있다. /KL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 윤이나(19)는 3일 끝난 맥콜·모나파크오픈에서 화끈한 장타로 우승자인 임진희(24)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특히 파5홀인 18번홀에서 투온에 성공하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세컨드 샷에서 거리 222m가 남았고 오르막도 17.3m나 돼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우드를 잡고 친 샷이 홀컵 7m에 붙으면서 승부를 마지막까지 끌고 갔다. 김재열(62) SBS 골프 해설위원은 “여자 선수가 (파5홀에서) 투온 올리는 건 처음 봤다. 다른 차원의 경기력이다”라고 놀라워했다.

◆ 힙 스피드가 빠른 게 특징

윤이나는 데뷔 첫 해부터 장타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는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64.0007야드로 투어 1위에 올라 있다. 김재열 위원은 “(자세를 보면) 양팔과 어깨 삼각형이 정확히 이뤄져 있고, 스탠스가 넓은 편이다. 백스윙 시 어깨 턴은 완벽하다. 다운 시엔 왼쪽 힙이 완전히 열린다. 양쪽 뒤꿈치가 떠 있으면서 점프하는 상태가 된다. 왼팔과 샤프트가 거의 일직선이며 힙 스피드가 굉장히 빠르다. 어렸을 때부터 장타에 능한 코치에게 배우기도 했다”고 비결을 분석했다.

윤이나는 2019시즌 김아림(262.5278야드)에 이어 3년 만에 260야드대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를 내는 선수가 되려 한다. 2020시즌 1위 김아림(27)의 기록은 259.5167야드, 2021시즌 1위 이승연(24)의 기록은 250.9737야드다. 그러나 올 시즌엔 윤이나와 함께 김나현(24)도 260.9050야드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를 내고 있다. 3위 문정민(258.1127야드)과 4위 곽보미(256.1221야드)의 기록도 어지간한 시즌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올 시즌엔 장타자들이 즐비한 모양새다.

여자골프에서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300야드는 성역에 가까운 기록이다. 가장 최근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300야드에 근접했던 선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네덜란드 출신 앤 밴 담(27)이다. 그는 지난 시즌 LPGA 투어에서 290.822야드의 기록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 10년간 LPGA 투어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기록을 살펴보면, 1위 선수의 기록은 대체로 270~280야드 수준이다. 그런데 290야드를 넘겨 화제가 됐다. 앤 밴 담의 단일 대회 기록을 보면 더욱 놀랍다. 그는 2019시즌 ISPS한다 빅오픈에서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306.25야드를 찍었다.

윤이나. /KLPGA 제공
윤이나. /KLPGA 제공

◆ 여전히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300야드는 남자골프에서도 그리 쉬운 기록은 아니다.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기록을 보면 300야드 이상을 기록 중인 선수는 8명에 불과하다. 정찬민(323.856야드)과 박준섭(313.619야드), 김태훈(310.944야드), 문경준(303.992야드), 김한별(303.209야드), 김홍택(301.770야드), 김봉섭(301.659야드), 김민준(300.362야드) 뿐이다. 물론 세계적인 장타들이 즐비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선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300야드 이상 선수가 꽤 있다. 무려 90명에 달한다.

물론 드라이버 비거리가 많이 나간다고 성적이 꼭 좋은 건 아니다.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라는 골프 격언처럼 쇼트 게임 능력이 받쳐줘야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장타자들의 흔한 문제점은 역시 방향성이다. 거리가 많이 나가더라도 원하는 지점에 공을 떨어뜨리지 못하면 스코어를 줄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올 시즌 KLPGA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1~10위 선수 중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1명도 없다. KLPGA 최정상급 선수들의 대체적인 공통점은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를 적당히 잘 내면서 그린적중률이나 페어웨이 안착률이 정상급인 선수들이다. 박민지(24), 박지영(26), 유해란(21) 등이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이들은 올 시즌 주요 부문들에서 ‘톱5’ 이내에 들고 있다.

박종민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