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30년까지 원전 비중 30% 이상 확대…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재생에너지 구체적 밑그림은 제시 안해…'文정부 2030년 목표 비중' 줄일 듯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4000억원 투입해 독자 SMR 노형 개발 추진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지난해 12월 29일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 현장을 방문해 탈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각 재개 등 원자력 공약을 발표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지난해 12월 29일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 현장을 방문해 탈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각 재개 등 원자력 공약을 발표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정부가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확대하고,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재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을 5일 발표했다. 2050년까지 점진적 탈원전을 통해 '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했던 문재인정부의 에너지정책을 전면 수정해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원전 비중을 낮추고 있는 선진국들과는 반대 방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이 주재한 제30회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을 심의·의결하고 새로운 에너지정책 목표와 방향을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글로벌 탄소중립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고조됨에 따라,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정책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국내외 여건 변화에 대응하고, 원전 비중 확대 등 에너지·탄소중립 관련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새로운 에너지정책 목표와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달 21일 대국민 공청회, 23일 에너지위원회 등 총 20여 차례의 간담회와 토론회 등을 개최해 새로운 에너지정책 방향에 대한 산업계·학계·시민단체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지난달 30일 차관회의, 이달 5일 국무회의 등 정부내 최고의사결정 절차를 통해 이번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을 확정·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고,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한 계속운전 추진 등을 통해 2030년 전력믹스상 원전 발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한다. 학계에서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왔던 고준위방폐물 처분과 관련해서는 특별법을 마련하고, 컨트롤타워로 국무총리 산하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관리방안을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재생에너지 분야는 "보급 목표를 합리적으로 재정립하고, 태양광·풍력 등 원별 적정 비중을 도출"할 계획이라고만 명시했다. 원전 비중 목표치와 달리 구체적 밑그림은 제시하지 않은 것이다. 업계는 문재인정부가 마련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서 제시했던 재생에너지 비중(30% 이상)을 10% 가량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탄발전은 수급상황·계통을 고려해 합리적 감축을 유도하고, 무탄소전원은 기술 여건을 감안해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일부 언론은 정부가 최근 에너지수급 위기를 고려해 석탄화력을 비상 공급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아직 구체적 내용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정부는 시장원리에 기반한 에너지 수요 효율화 및 시장구조 확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산업, 가정·건물, 수송 등 3대 부문 수요효율화 혁신을 통해 에너지 공급중심에서 에너지 수요효율화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한다. 

에너지 신(新)산업 수출과 관련해서는 일감 조기 창출 등을 통해 원전생태계 활력을 복원하고,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과  약 4000억원을 투입해 독자 SMR 노형 개발을 추진한다. 다만, 윤 대통령이 대선부터 주목했던 SMR(소형모듈원전)은 아직 실험 단계여서 상용화는 2035년 이후를 예상하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 외 수소에너지는 핵심기술 자립, 생산·유통·활용 전주기 생태계 조기 완비를 통해 청정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고 세계1등 수소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태양광·풍력 에너지는 차세대 기술을 조기 상용화하고, 탄소검증제 강화 등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업계와 학계 일각에선 이러한 새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이 효율적인지 의구심을 보이는 시각도 있다. 

앞서 산업부가 주최해 지난달 23일 열린 에너지전환포럼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이 갈지(之)자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최근 원전과 재생에너지 비율을 놓고 벌어지는 소모적 논쟁을 자제하고, 모든 탈탄소 정책수단을 정책테이블 위에 올려놔야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당시 심성희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전과 재생에너지 중 어떤 에너지가 더 어울리는지 등 소모적 논쟁보다는 현재 현실적 요건을 고려하면 두 에너지를 포함한 탈탄소를 할 수 있는 모든 정책수단은 테이블 위에 올려놔야 한다"며 "그 중에서 비현실적이고 비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원전 비중과 관계없이 재생에너지 보급을 지속적으로 힘써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차태병 SK S&S Renewables 부문장은 "(새정부가 비중을 줄여) 재생에너지 목표를 20~24%로 조정해도 2030년까지 달성하려면 쉽지 않다. 현재 비율이 7% 정도로 목표달성까지 8년이 남았는데 20%를 달성하려면 여전히 도전적"이라며 "원전을 계속 가동해도 재생에너지는 속도를 내서 보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아쉬운 점은 왜 윤석열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율을 줄이면서까지 원전 비율을 늘리려는지에 대한 부분"이라며 "원전만 믿다가 다른 쪽을 소홀하게 되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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