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포스코·㈜SK·KT, 여름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2배까지 증액
금리 급등, 초우량 기업 아니면 공모채 뛰어들기 어려워
회사채 재발행 대신 현금 상환·금융권 차입·CP 발행 움직임
국고채-회사채 스프레드 확대도 눈여겨 봐야
여의도 금융가/연합뉴스
여의도 금융가/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현기 기자]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최상위 대기업이 아니면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높아진 금리로 시장의 수요는 많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이자 부담이 만만치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고채와 회사채 사이 스프레드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포스코는 7일 발행하는 회사채 규모를 당초 계획한 4000억원에서 두 배 늘린 8000억원으로 6일 확정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래 3년물 3000억원, 5년물 1000억원으로 수요예측에 나선 후 결과에 따라 증액할 계획이었다"며 "3년물을 두 배 이상인 6500억원으로 늘리면서 5년물은 50% 더 모아 1500억원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의 공모 회사채 흥행은 국내 우량기업의 탄탄한 실적 전망과 올 들어 가파르게 솟은 금리가 어우러졌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각각 신용등급 AA+(안정적), AA+(긍정적)를 받은 포스코는 개별민평금리에 최대 0.2%포인트를 가산한 희망 금리를 제시했고, 3년물은 -9bp, 5년물 -2bp로 모두 ‘언더 금리’에 낙찰됐다.

이에 따라 표면 금리는 4%대 초반이 유력하다. 투자자는 1∼2년 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누릴 수 있게 된 셈이다. 포스코 입장에선 이자 비용이 크게 늘었지만 금리 불안정 시기에 8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통해 오는 7∼10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8097억원을 차환, 기업 내 현금을 안정적으로 쌓아놓게 됐다.

포스코 외에 몇몇 초우량 기업들은 높은 신용등급과 안정적인 실적 전망을 바탕으로 침체된 회사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시장 단골인 ㈜SK는 지난달 3년물(금리 3.971%)과 5년물(4.135%) 각각 1600억원, 7년물(4.242%) 300억원 등 3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당초 3000억원을 계획했으나 시장 인기를 확인한 뒤 500억원 늘렸다. 국내 3대 신평사로부터 나란히 신용등급 AAA를 받은 KT도 지난달 3년물(금리 4.191%) 2800억원, 5년물(4.188%) 1200억원 등 공모채로 총 4000억원의 자금을 쓸어담았다.

문제는 금리 급등에 따라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이 아니면 예전처럼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1∼2분기만 해도 1∼2%를 오갔던 금리가 올해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전쟁 변수 등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는 신용등급 A나 BBB 등 비우량등급을 받은 기업들 입장에서는 회사채 금리가 6%에서 많게는 9%까지 폭등하는 계기가 됐다.

결국 적지 않은 기업들이 예년보다 2∼3배 불어난 이자 부담 때문에 공모 회사채 재발행을 포기했다. 이 중 상당수는 만기가 임박한 기존 회사채를 차환해야하는 기업들이다. 현금 상환이나 금융권 차입, 사모채 혹은 CP(기업어음) 발행을 선택할 수밖에는 처리로 내몰리고 있다. 유동성에 문제가 없는 일부  상위권 건설사나 제약사들은 현금으로 회사채를 상황하고 있다.

일각에선 국채와 회사채간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한다.

경기가 나쁠 때 스프레드가 커지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최근 스프레드는 코로나19 때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6일 현재 3년물 국고채 금리는 3.38%, 3년물 회사채(AA- 등급) 금리는 4.25%로 차이가 0.87%포인트다. 가장 안정적인 채권으로 여겨지는 국고채도 3% 이상의 수익률을 내다보니 같은 기간 회사채에 대해 요구하는 이자가 국채에 비해 점점 커지고 있다. 스프레드 확대는 자연스럽게 기업 자금 조달에 더 큰 악영향으로 이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경기 불안에 따른 금리 상승 여지가 있는 만큼 AA등급 이상의 우량 기업들의 경우 공모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고 할 수도 있다"며 "반면 이하 비우량 기업들은 실적 악화와 자금 조달 불안정 등 이중고에 빠질 수 있다. 증시 폭락으로 유증을 통한 자금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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