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운데). /롯데 제공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운데). /롯데 제공

[인천=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제가 좀 소심한 성격이어서요.(웃음)"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롯데 자이언츠 베테랑 타자 이대호(40)는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퍼포먼스를 준비 중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너스레를 떨었다.

이대호는 드림 올스타(SSG 랜더스·KT 위즈·삼성 라이온즈·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 지명타자 부문에서 팬 투표 125만5261과 선수단 투표 171을 받아 총점 48.86으로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 '베스트 12'에 선정됐다. 

개인 통산 10번째 올스타 베스트12에 선정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7년 연속 올스타 베스트12에 오른 바 있다. 2018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올스타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는 "잘 하는 선수도 많고, 젊은 선수도 많아서 전혀 기대를 안 했는데 마지막이라 하니 뽑아주신 것 같다"며 "뽑아주신 팬들께 감사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8 KBO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 출전한 이대호. /연합뉴스
2018 KBO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 출전한 이대호. /연합뉴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열리는 올스타전에서 클리닝 타임 종료 후 이대호의 은퇴 투어를 열 계획이다. 마지막 올스타전에 나서는 이대호는 KBO 은퇴 투어 무대에서 팬들에게 감사 인사와 소감을 전할 예정이다. 그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전국 구장을 돌며 은퇴 투어를 한다. "지금까지 야구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팬들의 응원이다"며 "은퇴 투어도 축제니까 열심히 준비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3일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 때 선배 박용택(43·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은퇴식을 지켜봤다. 올 시즌 후 은퇴를 예고한 터라 박용택의 은퇴가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박용택 선배 은퇴식을 보면서 저도 눈물이 났다"며 "박용택 선배 부인이 꽃다발을 전해주면서 안아주는 모습을 보고 저도 제 부인 생각이 나서 슬펐다. 저도 현역 선수로 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경기 수가 자꾸 줄어들고 하니까 솔직히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이대호는 그야말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6일 오전까지 올시즌 7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3(289타수 99안타), 9홈런, 42타점, 28득점, 출루율 0.378, 장타율 0.484, OPS(출루율+장타율) 0.862를 기록 중이다. 타율 2위, 안타 3위, OPS 11위에 랭크됐다.

16살 어린 후배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와 뜨거운 타격왕 싸움을 펼치고 있다. 이정후와 이대호는 시즌 타율 0.343로 어깨를 나란히 한다. 다만 소수점 아래 넷째 자리인 모까지 따지면 이정후가 살짝 앞선다.

이대호가 1위를 차지한다면 2013년 이병규(현 LG 트윈스 코치)의 38세 11개월 10일을 경신하고 최고령 타격왕이라는 이정표를 세운다. 아울러 장효조와 양준혁(은퇴)이 보유한 타격왕 최다 수상자(4회)로도 이름을 남긴다. 그러나 이대호는 타이틀 관련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도 70경기 이상이 남았는데 타이틀 관련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솔직히 달갑지 않다"면서 "이정후는 안타도 잘 치고 발도 빠르지만 저는 내야 안타가 없기 때문에 타율에서 손해를 본다. 지금은 타격왕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다. 그저 열심히 해서 계속 좋은 모습만 보이겠다"고 말했다.

롯데 팬들은 이대호와 이별을 원하지 않는다. 롯데 경기 땐 '이대호 은퇴 번복', '은퇴하지 마요' 등 피켓을 든 팬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팬들은 은퇴를 만류하고 있지만, 이대호는 단호하다. "후배들을 위해 은퇴하겠다고 말을 뱉었는데 성적이 좀 잘 나온다고 번복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다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대한 경기에 많이 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줬다.

후반기에도 자신의 마지막 소원인 '롯데 우승'을 향해 달릴 참이다. "전반기에는 운이 많이 따랐다. 개인 성적은 좋은데, 팀이 상위권으로 올라가야 할 것 같다. 전반기를 잘 마무리해서 후반기에는 다시 상위권에 올라가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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