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슬기 기자]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의 상장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상장의 걸림돌로 꼽히던 재무적 투자자(FI)의 보유지분 의무보유 확약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면서다. 최근 글로벌 경기 악화로 증시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컬리가 기업가치를 얼마나 평가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의 FI들은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고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겠다는 의무보유확약서를 최근 거래소에 제출했다. 앞서 거래소는 김슬아 대표의 지분율이 5.75%로 낮은 점과 외국계 FI들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FI들이 최소 18개월 이상 보유 지분을 팔지 않을 것과 20% 이상 지분에 대한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요구했다. FI가 상장 직후 주식을 되파는 것을 막고, 상장 이후 일정 기간 컬리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업계는 컬리가 확약서를 제출하면서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예비상장심사 결과를 통과해 공모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글로벌 통화긴축, 경기 침체 등으로 증시불황이 계속되고 있어 컬리가 원하는 기업가치를 평가 받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 컬리는 지난해 앵커에쿼티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 IPO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 받았지만 상장 심사 지연, 증시 불황으로 장외시장에서 기업가치는 1조 9000억원대로 떨어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장이 안 좋기 때문에 컬리가 기업가치를 높이는 건 무리일 것"이라며 "적자기업이기 때문에 프리IPO에서 받은 4조원의 기업가치보다는 낮게 평가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최대 7조원까지 기업가치를 평가 받은 컬리는 현재 시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현실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희망 공모가를 높이는 것보다 상장 후 우상향 그래프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컬리보다 먼저 상장한 쿠팡은 지난해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 급락 영향 등으로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쿠팡의 상장 당일 주가는 주당 69달러까지 상승했지만 현재는 공모가(35달러)를 하회한 16.08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업계는 컬리가 쿠팡 같은 사례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상장 이후에 집중할 것이라 보고 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상장보다 상장 후 가치를 지켜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라며 "새벽배송 시장의 성장성이 충분하고, 증시 상황이 좋아지면 추후 가치가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컬리는 '특례 상장 제도'를 통해 상장을 추진한다. 적자 기업이어도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제도다. 컬리는 2019년 986억원, 2020년 1162억원, 지난해에는 217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컬리 역시 시장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기업가치를 높이기 보다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해 장기적인 방향으로 플랜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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