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LG 제공
LG 트윈스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LG 제공

[잠실=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서울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한 지붕 두 가족'이다. '잠실 라이벌전'이라 불리는 두팀의 맞대결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흥행카드다. 그러나 LG는 지난해까지 라이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두산에 약했다. 맞대결에서 2016~2021년까지 6시즌 연속 열세를 나타냈다. LG가 가장 최근 두산과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한 건 8년 전인 2014년이다. LG는 2020~2021시즌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무릎을 꿇기도 했다.

올해는 다르다. LG가 두산과 '천적' 관계를 청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산전 2연속 위닝시리즈에 5년여 만에 스윕까지 달성하면서 '곰 사냥꾼'으로 변신했다.

LG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두산과 방문 경기에서 9-0으로 대승했다.

두산과 주말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은 LG는 거침없는 7연승을 달렸다. LG가 두산과 3연전을 스윕한 건 2017년 5월 5일~ 7일 잠실 경기 이후 무려 1890일 만이다. LG는 51승 30패로 3위를 지켰다. 반면 3연패 한 두산은 34승 2무 45패가 됐다.

투타 모두 LG가 압도했다. LG 선발 케이시 켈리는 6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개인 8연승을 달린 켈리는 시즌 12승(1패)을 수확하며 다승 단독 선두를 지켰다. 2020년 5월 16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73경기 연속 선발 5이닝 이상 투구도 이어갔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

켈리는 이날 최고 시속 151km까지 나온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두산 타선을 요리했다. 투구 수는 88개. 이중 스트라이크는 63개로 공격적인 타구를 펼쳤다. 6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6회 1사 2루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위기가 없었다.

켈리가 호투하는 사이 LG 타선은 득점권 기회에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2회 초 문보경의 볼넷과 이영빈의 우전 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이재원의 좌전 안타로 선제점을 뽑았다. 3회 초엔 문성주와 김현수가 우전 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만들었다. 후속타자 채은성은 두산 선발 이영하의 초구 시속 130km짜리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작렬했다.

기세가 오른 LG는 4회 말 2사 1,2루에서 채은성의 1타점 적시타로 1점 보탰다. 5회엔 유강남, 이재원, 손호영의 안타로 1사 만루를 만든 뒤 박해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 더했다. 8회에도 2사 후 이천웅의 안타, 채은성의 우중간 2루타, 문보경의 홈런을 묶어 3점을 뽑으며 쐐기를 박았다.

두산 마운드를 폭격한 LG 타선은 올 시즌 2번째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했다. LG 4번 타자 채은성은 5타수 3안타 5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재원(5타수 2안타 1타점)과 이영빈(5타수 2안타)도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경기 뒤 류지현 LG 감독은 "우리 선수들 정말 대단하고 대견하다. 주말 3연전 동안 무더운 날씨 속에서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한 것 같다. 오늘 경기에선 켈리가 6이닝 동안 완벽한 투구를 했고, 채은성이 4번 타자로서 최고의 경기를 보여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켈리는 "팀이 이겨서 기쁘다. 항상 두산과 3연전은 흥분된다. 이번 3연전에서 좋은 결과를 내서 좋다. 이 분위기를 다음주까지 이어갔으면 좋겠다. 오늘 경기에선 초구 스트라이크와 선두 타자를 잡는 것에 초점을 뒀다. 주자를 내보냈지만 공격적으로 던지면서 위기를 넘겼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이 보내주는 에너지가 고맙다. 이번주는 팬들의 에너지 덕에 좋은 결과를 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보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줬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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