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반기 해외수주, 지난해 동기比 15% 이상 감소
고유가로 사우디 등 중동 시설투자 등 확대 기대
경쟁 치열...영업력 꾸준해야 수주 가능성 높아
사우디 석유시설. / 연합뉴스
사우디 석유시설. / 연합뉴스

[한스경제=서동영 기자] 전반기 기대에 못미친 해외건설 수주가 하반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중동에서의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1일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 해외 건설 수주액은 120억3972만달러(15조 6697억)다. 전년 동기 147억4677만달러(19조1959억원) 대비 18% 줄었다.

하지만 하반기는 고유가로 인해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13만원) 시대를 맞았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140(18만원)~150달러(19만5000원)달러를 전망하기도 한다. 

고유가는 전 세계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우려되지만 국내 건설업계로선 과거의 경험에 비춰보면 기회다. 1973년과 1979년 1, 2차 오일쇼크가 닥치자 국내 건설사들은 중동으로 건너가 많은 공사를 따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일각에선 1970년대 오일쇼크로 부를 축적한 중동 국가들의 인프라 구축(1차), 2000년대 노후화 정유시설 교체공사 특수(2차)에 이은 3차 중동건설 붐을 맞이할 것이라 전망한다.  

실제로 고유가로 재정여력이 좋아진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은 석유 관련 설비투자 규모를 확대 중이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올해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400억(52조원)~500억달러(65조원)로 예상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영석유회사 아부다비석유공사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1270억달러(165조원)를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건설 프로젝트도 기대된다. 중동의 큰손 사우디는 총 5000억달러(650조원)를 들여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 2만6500㎢ 부지에 서울 44배 면적 미래도시를 짓는 네옴(NEOM) 시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5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EPC 파트너로 선정됐다. / 삼성엔지니어링 제공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5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EPC 파트너로 선정됐다. / 삼성엔지니어링 제공

한국 건설업계도 중동 특수를 타기 위해 준비 중이거나 이미 뛰어들었다. 삼성물산·현대건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 시티 중 더 라인 지역 1조3000억원 규모 터널 공사를 지난달 수주했다. 이달 초엔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아람코와 나맷 프로그램 신규 발주 사업에 대해 독점협상대상자 지위 확보 협약을 맺었다. 독점협상대상자는 아람코가 발주하는 석유화학 관련 신사업에 대해 수의계약과 입찰 인센티브 등을 제공받는다. 해외건설협회는 지난달 말 중동 최근 동향을 살펴보는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건설사 지원에 나섰다.  

다만 중동시장이 마냥 장밋빛만은 아님을 유의해야 한다. 이익이 큰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현대건설이 수주를 노리는 수조원짜리 카타르 초대형 LNG 플랜트 사업엔 일본 기업 중심 컨소시엄도 참여했다. 중국 건설사들은 전부터 해외시장에서 저가 입찰 공세를 펼치고 있다. 

때문에 중동 시장을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해외건설 관련 관계자는 "중동 건설 시장은 수주가 단숨에 이뤄지는 환경이 아니다. 꾸준히 오랫동안 영업라인을 유지해야 한다"며 "한국 건설업계의 상반기 중동 수주 감소도 영업에서 어려움을 겪은 점도 있다"고 말했다.

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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