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정은원.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정은원. /연합뉴스

[잠실=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한화 이글스의 젊은 독수리 정은원이 2000년대생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정은원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올스타전에 연장 10회 초 대타로 출전해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나눔 올스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정은원은 기자단 투표에서 21표 중 21표를 받아 만장일치로 올스타전 MVP를 거머쥐었다.

정은원이 올스타전 MVP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 선수로는 전신인 빙그레 포함 1993년 이강돈, 1995년 정경훈, 2000년 송지만에 이어 4번째다.

아울러 2000년 1월생인 정은원은 2000년대에 태어난 선수 중 처음으로 미스터 올스타를 차지했다. 2000년대생 첫 홈런, 도루, 글든글러브 등 다양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또 한 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나눔이 1회 초 선제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이정후(키움)가 우전 안타를 뽑아낸 뒤, 1사에서 도루로 2루를 훔쳤다. 이어 김현수의 땅볼 때 3루를 밟은 뒤 양의지의 적시타로 홈에 들어왔다.

5회말 드림이 승부를 뒤집었다. 호세 피렐라(삼성)의 좌중간 2루타와 한유섬(SSG)의 적시타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2사 1,2루에서 황재균(KT)의 적시타에 힘입어 1점 차 리드를 가져왔다.

기세를 탄 드림은 6회말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1사에서 박성한(SSG)이 좌전 2루타를 터뜨렸다. 이어 김지찬(삼성)의 대타로 나선 박세혁(두산)이 적시타를 날려 2루 주자 박성한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나눔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선두 최형우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했다. 이어 황대인이 2점 홈런을 터뜨려 3-3 동점을 만들었다.

양팀 다 9회 점수를 뽑지 못하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연장 혈투에 종지부를 찍은 건 정은원이었다. 10회 초 2사 2,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깜짝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SSG 포수 김민식의 시속 137km짜리 속구를 통타해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 홈런을 작렬했다. 정은원의 결정적인 홈런으로 승기를 잡은 나눔은 10회 말 고우석(LG)을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끝냈다.

경기 뒤 만난 정은원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 왔고, 경기에 늦게 나가서 상을 받을 거라곤 1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결승 홈런 상황에 관해 "김민식 선배가 원래 투수가 아닌 야수여서 오히러 더 부담됐다. 짧은 안타 하나만 치자는 생각으로 방망이를 냈는데 운좋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정은원은 트로피와 함께 상금 1000만원을 받았다. 그는 '상금을 어떻게 사용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벌써 커피를 돌리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후반기 시작할 때 동료들에게 커피를 돌려야 할 것 같다. 부모님에게 용돈도 드리고 후배들에게 밥도 사겠다"고 미소 지었다.

한편 이날 잠실구장엔 2만3750명의 관중이 입장해 매진을 기록했다. 올스타전이 매진된 건 지난 2018년 울산구장(1만1500명) 개최 이래 4년 만이다. 2020~2021시즌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았다.

삼성 김태군은 베스트 퍼포먼스상(상금 300만 원)을 수상했다. 그는 이날 2회 첫 타석에서 곤룡포를 입고 등장해 절을 하는 이벤트로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류지현 LG 감독은 승리감독상, 고우석(LG)는 우수투수상, 황대인(KIA)은 우수타자상을 수상해 각 300만 원과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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