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16일 열린 2022 KBO 올스타전에서 동료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호가 16일 열린 2022 KBO 올스타전에서 동료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올스타전에선 뜻깊은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프로야구 별들은 올스타전의 마지막 행사인 시상식이 끝난 뒤 하나둘 그라운드 가운데로 모였다. 마지막 올스타전을 마친 이대호(40ㆍ롯데 자이언츠)를 위해서였다. 선수들은 손을 모아 이대호를 헹가래쳤다. 체중 130kg의 거구인 그는 선수들의 환호와 관중의 박수를 받으며 잠실벌 하늘을 날았다. 한 시대를 풍미한 강타자 이대호는 그렇게 2022 KBO 올스타전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2022 KBO 올스타전에서 올 시즌 후 은퇴를 선언한 이대호를 위해 특별한 은퇴 행사를 열었다.

2001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대호는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통산 1892경기에서 타율 0.307, 351홈런, 2020안타, 1324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2010시즌에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 타이틀을 싹쓸이하며 타격 7관왕에 올랐다. 또 그해 9경기 연속 홈런을 쳐 이 부문 세계 기록도 세웠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2008 베이징 올림픽,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도 대표팀 중심 타자로 맹활약했다.

KBO와 10개 구단은 한국 야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그를 2017년 이승엽(46ㆍ현 해설위원)에 이은 2번째 '은퇴 투어' 주인공으로 결정했다.

이대호는 이날 경기 클리닝 타임 때 은퇴 투어 행사에 참석해 관중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덕분에 감사했습니다'라고 적힌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이대호는 KBO로부터 부산 사직구장의 1루 베이스와 흙을 담은 일러스트 액자를 선물 받았다. 은퇴 투어 1호 주인공인 이승엽 위원에겐 꽃목걸이를 받았다.

잠실구장엔 이대호의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그는 자신을 연호하는 관중에게 큰절을 올렸다. 눈물을 참지 못한 이대호는 "정말 감사하다.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 앞으로 더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대호의 은퇴 투어는 이제 시작이다. 후반기가 시작되면 프로 첫 홈런을 때린 인천, 9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세운 광주 등 전국을 돌며 은퇴 투어를 치를 예정이다. 9개 팀은 롯데와 마지막 홈 경기에서 이대호에게 은퇴 선물을 전달할 계획이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연합뉴스

이대호의 '마지막 춤'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정규시즌 전반기 타율 0.341로 1위에 오르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2006, 2010, 2011시즌 이후 4번째 타격왕에 도전한다. 후반기 호세 피렐라(33ㆍ삼성 라이온즈), 이정후(24ㆍ키움 히어로즈) 등과 치열한 타격왕 다툼을 펼칠 전망이다. 이대호가 타격왕을 차지하면 KBO리그 역대 최고령, 첫 40대 타격왕이 탄생한다.

다만 이대호는 개인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가 진짜 욕심 내는 건 팀 승리다. 남은 목표는 롯데의 우승뿐이다. 지난해 1월 롯데와 자유계약선수(FA) 2년 계약을 맺으면서 팀이 우승하면 매년 1억 원씩 기부한다는 옵션을 넣을 만큼 우승에 대한 의욕을 보여왔다. 우승 반지를 끼고 은퇴 헹가래를 받는 장면을 꿈꾼다. 이대호는 "1~2경기라도 더 하면 좋겠다. 팀이 가을야구에 가서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싶다. 일단 정규시즌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줬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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