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리 인상에 전세대출 이자 월 200만~250만원 도달
월세 선택 늘어...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 역대 최다
전세의 월세화 좋은 상황 아냐...취약계층 주거부담 커져
서울 강남 한 공인중개소. / 연합뉴스
서울 강남 한 공인중개소. / 연합뉴스

[한스경제=서동영 기자] 금리가 또 올랐다.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뿐만 아니라 전세대출 금리 역시 높게 치솟으면서 월세 증가 속도도 더 빨라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전세자금대출 금리(주택금융공사보증·2년만기)는 지난 16일 현재 연 4.010∼6.208%에 달한다. 지난달 24일 3.950∼5.771%에 비해 하단이 0.420%포인트, 상단이 0.437%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말 3.390∼4.799%보다 상·하단이 각 0.620%포인트, 1.48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5억원을 빌렸다고 가정했을 경우 월 203~258만원 정도의 이자를 내야 한다.

전세담보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전세보단 월세를 선택하고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에서 월세가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이날까지 4만208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상반기 기준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4만건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는 월세 부담이 전세대출 이자부담보다 낫기 때문이다.

실제로 7호선 숭실대역이 근접해 강남 이동이 쉬워 신혼부부가 많이 찾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 힐스테이트상도센트럴파크 전용 84㎡를 예로 들면 이곳 최근 전세 실거래가는 9억원가량이다. 현금 4억원을 갖고 있는 세입자가 최저 3.61%에서 최고 4.81%의 은행 전세대출로 최대 5억원을 받는다면 매달 내야할 이자는 최저 150만원에서 최고 200만원이다. 변동금리라 추후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면 상당한 부담이다. 

하지만 같은 세입자가 월세를 선택한다면 월 부담은 한결 덜해진다. 힐스테이트상도센트럴파크 전용 84㎡ 월세는 현재 네이버 부동산 매물 기준 보증금 7억원 월세 45만~70만원 정도. 6억원이면 월 90만원이다.

현재 가진 4억원에 1억원 정도는 어떻게든 끌어모아 보증금을 5억원으로 낮추고 월세를 높인다 해도 월 100만원 약간 더 내면 된다는 뜻이다. 2년 뒤 재계약을 한다해도 전월세상한제로 인해 월세 인상률이 5%로 제한됨을 감안하면 현재처럼 금리 인상 시기엔 전세보다 월세가 훨씬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이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서울 25개 구에서 강서·금천·강동구를 제외한 22개구가 월세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을 추월했다. 서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낀 계약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35.8%에서 올해 39.9%로 역대 최고로 나타났다.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인 준월세(21.3%)와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준전세(17.1%),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월세(1.5%)의 비중도 모두 같은 기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세 증가가 마냥 좋은 일은 아니다. 수요자가 자신의 재정환경 및 상황에 따라 매매, 전세, 월세 중에서 선택하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은 결코 자연스럽지 못하다. 게다가 전세의 월세화는 주거 취약계층에 있어 주거부담이 더 커지고 주거환경도 더 나빠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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