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수출 60%…삼성·SK하이닉스 주요 공장
美, 기술·장비의존도↑…세제혜택 시 中 투자금지법
"칩4서 차세대 기술·소재 개발…새 시장·기술 선점"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공급망(칩4) 동맹' 가입을 놓고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고심에 빠졌다.
최근 미국 행정부는 한국 정부에 칩4 동맹 회의에 참여할지 여부를 다음달 말까지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한국이 불참하길 기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중국 한 관영매체는 한국이 동맹 회의 참여 시 큰 타격을 입을거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일본과 대만은 칩4 동맹 가입에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은 60%(홍콩 포함)를 차지한다. 또 삼성전자 1분기 중국 매출은 14조8607억원으로 미국(16조6852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주요 생산기지도 중국에 위치하고 있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에선 전체 낸드 생산량의 40%가 생산된다.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에서도 전체 D램의 50%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SK하이닉스 다롄 낸드 라인 증설이 추진 중에 있다.
이같은 이유로 업계 일각에서는 칩4에 참여한다면 국내 반도체산업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한한령과 같은 경제보복을 단행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원천기술과 장비 등 의존도가 높은 미국 역시 우리에겐 중요한 시장이다.
아울러 미국은 반도체 시설 투자로 세제지원을 받을 경우 10년 동안 중국 투자를 금지하는 법을 최근 추진하고 있다. 가령 삼성전자가 테일러시 공장 건설로 세제 혜택을 받는다면 중국에 10년 동안 투자를 못하게 되는 것이다.
19일 반도체 특위 4차 회의를 마친 양향자 위원장은 "미국이 기술동맹으로 들어오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며 "소프트웨어 장비나 모든 반도체 인프라가 미국 없이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중국과의 협력관계는 계속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국이 큰 시장임에는 분명하지만 타격 염려는 거의 없다고 본다"며 "중국은 국내 반도체를 수입해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반도체 보복 시 생산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때문에 중국은 한국에 반도체로 보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문연구원은 "다만 이전 사드배치로 인한 한한령과 같이 다른 경제보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며 "반도체는 완제품 시장에 연쇄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국 역시 한국에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눈치 보느라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이 동맹에서 차세대 기술이나 소재가 개발될 경우 새로운 시장과 기술을 모두 놓치게 돼 장기적으로 우리 주력사업의 지속발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도훈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도 "이번 칩4 동맹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서로 비판적 태도를 보일 뿐 한국에 직접적인 제재를 가하겠단 의미는 아니라고 본다"며 "칩4 참여를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양국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칠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그들도 잘 알고 있다"며 "중국이 신경쓰인다면 우리 정부가 양국이 경제적인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정치적으로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정화 기자 choijh@sporbiz.co.kr
관련기사
- 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 세계 최초 공개…25일 화성캠퍼스서 출하식
- 한계 봉착한 韓 반도체 미래 '패키징'에 달렸다
- 세액공제부터 산업단지 조성까지…반도체 산업 육성 속도전에 업계 '들썩'
- 삼성만 공장 놀린다?…파운드리 '역성장' 놓고 의견 '분분'
- SK하이닉스, 솔리다임 분사·증자설 일축…"시너지 극대화 총력"
- 정부, 340조 투자해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청사진...기업투자·인력·기술·소부장에 집중
- 파운드리 판도 바뀌나…삼성전자, 세계 첫 3나노 GAA 파운드리 출하
- 최태원, 바이든과 SK그룹 BBC 투자 논의
- SK하이닉스, 2Q 역대 최대 분기 매출 달성…영업익 4조원대 회복
- SK하이닉스, 2Q 사상 최대 매출이지만…투자는 신중하게
- 삼성전자, 2Q 최대 영업익 14조…반도체에서만 9조
- [부동산 기자가 갔다]용인클러스터 착공식 연기에 지역사회는 '한숨'
- 삼성전자 "고부가·고용량 수익 집중…유연한 재고정책 유지"
- 산업부, 여주시에 용인 반도체 산단 용수시설 인허가 요청
-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위한 법안 ‘착착’...‘국가첨단전략산업법’ 시행
- 삼성전자, '대만 리스크'는 기회…TSMC 독주 제동걸까
- 韓, 칩4 예비회의 간다…룰메이커로 나설 듯
- 전경련 "삼성전자, 법인세 인하해도 TSMC 보다 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