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김도영(왼쪽)-한화 이글스 문동주. /KIA, 한화 제공
KIA 타이거즈 김도영(왼쪽)-한화 이글스 문동주. /KIA, 한화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2003년생 동갑내기 유망주 김도영(KIA 타이거즈)과 문동주(한화 이글스)는 본인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고교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탈고교급' 선수로 평가받았던 둘은 지난해 누가 연고팀 KIA의 1차 지명을 받을 것인지를 놓고 이른바 ‘문김대전’을 벌이기도 했다. 고향팀 1차 지명의 영광은 김도영에게 돌아갔으나, 문동주는 1차 지명 신인 중 가장 많은 계약금(5억 원)을 받으며 자존심을 세웠다.

김도영과 문동주는 올 시즌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손꼽혔다. 김도영은 시범경기에서 고졸 신인 최초로 타율 1위(0.432)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문동주는 스프링캠프에서 시속 150km가 넘은 강속구를 뿌려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1군의 벽은 높았다. 두 선수 모두 전반기에 부상과 부진으로 기대치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도영은 전반기 67경기에 출전했으나 타율 0.220(164타수 36안타), 3홈런, 15타점, 29득점, 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24에 그쳤다. 6월까지 58경기에 출전해 시즌 타율 0.201(134타수 27안타), 무홈런, 4도루, OPS 0.526에 머물렀다.

문동주는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시즌 개막을 한 달 여 앞둔 3월초 내복사근이 손상 돼 5월 초에야 1군에 합류했다. 5월 10일 LG 트윈스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그는 10경기(13.2이닝)에 등판해 무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8.56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12일 캐치볼을 하다 오른쪽 어깨에 통증을 느꼈고, 정밀검진 결과 견갑하근 부분파열 및 혈종 진단을 받았다. 4주 이상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료진 권고에 따라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 /KIA 제공
KIA 타이거즈 김도영. /KIA 제공

전반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두 슈퍼루키는 후반기 대반전을 꿈꾸고 있다. 이달 들어 각성한 '아기 호랑이' 김도영은 후반기에 상승세를 이어가려 한다. 그는 1일 SSG전에서 뽑은 데뷔 첫 홈런을 시작으로 7월 9경기에서 타율 0.300(30타수 9안타), 3홈런, 5타점, OPS 1.050으로 펄펄 날았다. 김도영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시즌 초반엔 몸의 중심이 홈 플레이트와 멀어져서 바깥쪽 공을 잘 공략하지 못했다. 테이크 백(스윙하기 전 배트를 뒤쪽으로 약간 빼는 동작)을 할 때 몸의 중심을 홈 플레이트 쪽으로 옮기는 훈련을 했다. 일정한 타격폼을 유지하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코치님들이나 형들이 '넌 신인이니까 자신 있게만 하면 된다'고 강조하신다. 시즌 초반에 자신 있게 하지 못한 게 후회된다. 이제는 정말 잃을 게 없단 생각으로 뛰겠다"고 힘줬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 /한화 제공
한화 이글스 문동주. /한화 제공

문동주는 부상을 털어내고 1군 복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활에 전념해온 그는 21일 서산 2군 구장에서 부상 후 처음으로 불펜 투구를 했다. 8월 1군 복귀를 목표로 차근차근 재활 과정을 밟고 있다.

후반기 두 선수와 팬들이 고대하는 맞대결이 펼쳐질지도 관심을 끈다. 프로 입단 이후 한 번도 맞대결을 펼친 적 없는 김도영과 문동주는 종종 연락을 주고 받으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문동주는 "서로 잘하자는 덕담을 한다. (김)도영이에게 ‘잘해라’라고 하니 '너나 잘해'라고 하더라. 도영이와 선의의 경쟁이 서로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웃었다. 김도영은 "(문)동주는 구속뿐만 아니라 변화구도 좋은 투수다. 아프지만 않으면 무조건 잘할 선수다. 워낙 좋은 투수여서 동주와 계속 라이벌로 불리면 좋을 것 같다. 맞대결을 한다면 꼭 안타를 치고 싶다"고 힘줬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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