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악의적 게시물부터 소포 테러까지…선수단 정신적 고통 호소
“어린 e스포츠 소비층, 악플 범죄 대한 심각성 인지 부족”
칼 빼든 e스포츠 업계 “선수 보호 등 법적 모든 수단 동원
지난 19일 T1은 페이커 악플러에 대한 집단 고소를 진행했다. 사진=김재훈 기자
지난 19일 T1은 페이커 악플러에 대한 집단 고소를 진행했다. 사진=김재훈 기자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선수에게 경기력, 행실 등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은 프로로서 감수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도를 넘은 악플과 비난은 스포츠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된다. e스포츠계도 도 넘는 악플 사건 빈도가 늘어나며 선수는 물론 구단 구성원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e스포츠를 병들게 하는 악의적 비난에 선수들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심각한 상황에선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경우도 더러 있다. 최근엔 경기 패배 원인을 선수뿐 아니라 감독 및 코치에게 돌리며 구단 구성원 전체에 도 넘는 악플 공격을 행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e스포츠가 점차 성장하며 빛과 함께 어두운 부분도 함께 커지는 양상이다. 악플 수위는 물론 지속성도 높아지고 있는 반면 악플러 연령대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e스포츠 관계자는 “e스포츠를 소비하는 주된 연령대가 10~20대이다보니 범죄 행위에 대한 문제 인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보니 악플 수위, 표출 방식 등이 점차 과격해 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e스포츠 최고 스타이자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페이커’ 이상혁은 인기에 비례해 안티 팬들의 지속적인 공격을 받아왔다. 경기력과 성적은 물론 가족까지 거론하며 수위 높은 악플에 시달려왔다. 

대표적으로 개인 생방송 중 한 안티팬이 도네이션(후원) 메시지로 페이커의 할머니를 거론하는 등 악의성 메시지를 보내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또한 최근엔 페이커를 겨냥한 악생 갤러리까지 생성되며 소속팀 T1에서 경고에 나서기도 했다. 

페이커뿐만 아니라 여러 e스포츠 선수 및 구단에 대한 악성 공격도 점차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악플을 넘어선 행위까지 발생하며 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KT 롤스터 공식 인스타그램
사진=KT 롤스터 공식 인스타그램

KT 롤스터는 지난 18일 선수단과 프런트에 흉기 사진과 실제 흉기가 담긴 우편물이 배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선수단을 향한 심각한 수준의 욕설과 비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 유포 등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운 수준의 권리침해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선수 및 구단에 대한 도 넘은 악의성 행동이 심화되자 구단 및 e스포츠업계도 칼을 빼들었다. 단순 경고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선수단 보호 및 건전한 e스포츠 생태계를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페이커 소속팀 T1은 지난 19일 페이커 선수와 선수단에 대한 모욕적인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게시한 악플러들을 집단 고소했다. 특히 이번 고소는 구단뿐만 아니라 페이커 선수의 강한 의지도 포함돼 선처는 없다는 입장이다.

T1 사내 법무팀 양승우 변호사는 “경기력이나 커리어에 대한 팬들의 주관적 평가는 프로선수로서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나 정당성이 없는 비난이나 인신공격까지는 용인할 수 없다는 게 페이커 선수 본인의 생각”이라며 “T1 역시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소속 구성원을 보호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고소는 일회성 조치가 아니다”라며 “향후에도 선수 인격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사례가 발생하면 T1은 선수 보호를 위한 추가적인 법적 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T1의 본격적인 악플러와의 전쟁을 시작하며 타 구단에서도 악플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 e스포츠 구단 관계자는 “최근 선수들에 대한 악플 및 악의성 비난이 심화되며 소속 선수들은 물론 구단 입장에서도 상당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해당 게시물 등을 확인 및 수집하고 있으며 향후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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