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돌풍 일으키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촬영지엔 시민들로 북적
미디어(매체) 중심에서 콘텐츠(내용물) 중심으로 변한 시장
문화 콘텐츠가 지역에 가져온 경제적 효과
시민들이 24일 오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촬영지인 경기도 수원 '우영우 김밥'을 찾아 인증샷을 찍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시민들이 24일 오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촬영지인 경기도 수원 '우영우 김밥'을 찾아 인증샷을 찍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수원=한스경제 김근현 기자]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요즘 대한민국은 '영우 앓이'에 빠져 있다. ENA 채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8회 시청률 전국 13.1%, 수도권 15.0%, 분당 최고 16.8%(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본방 사수하기 위해 시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소 생소한 채널 ENA의 번호를 묻고 방송 시간을 공유한다.

기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7월 초 "(ENA는) 생소한 채널이네. 뭐지 이거? 그냥 안 봐"라고 생각하며 무심하게 지나갔다. 솔직히 '우영우' '우영우' 하니까 어떤 내용인지 정말 재밌는지 궁금하기는 했지만, 어디 있는지 알지 못하는 채널을 찾아 시간 맞춰 챙겨 보기 귀찮았다. '우영우 신드롬'이 쉬이 지나갈 것이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4회 본방이 전파를 탄 다음날 9일 새벽. 뉴스를 보기 위해 핸드폰을 뒤적이던 기자의 피드에는 '영우 앓이'를 하는 글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궁금증이 다시 커졌다. 넷플릭스에서도 지난 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1화부터 4화까지 밤을 꼬박 새우며 정주행을 했다. 아침이 되자 기자도 '영우 앓이'에 깊게 빠져들었다.

시민들이 24일 오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촬영지인 경기도 수원 '우영우 김밥'에 찾아 긴 줄을 서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시민들이 24일 오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촬영지인 경기도 수원 '우영우 김밥'에 찾아 긴 줄을 서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수목드라마라는 간판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영우 앓이'로 입소문을 탄 드라마는 재방송과 넷플릭스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엄청난 시청률 상승과 함께 '영우 앓이'는 늘어났다. 급기야 '영우 앓이'에 빠진 시민들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촬영지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드라마가 방영되지 않는 날에도 '영우 앓이'를 어떻게든 달래야만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사전 제작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종방연은 15일 진행됐다. 관련 뉴스가 나오자 '영우 앓이'들은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그리고 경기도 수원시 신풍동에 자리한 '우영우 김밥' 촬영지에는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취재를 위해 24일 직접 찾은 현장에는 인증샷 셀카와 가게 구경을 하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섰다. 조용한 주말, 우영우 김밥 집 근처가 시끌벅적하게 변했다. 

한 시민이 24일 오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촬영지인 경기도 수원 '우영우 김밥'에 찾아 대기명단을 작성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한 시민이 24일 오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촬영지인 경기도 수원 '우영우 김밥'에 찾아 대기명단을 작성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시민들이 24일 오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촬영지인 경기도 수원 '우영우 김밥'에 입장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시민들이 24일 오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촬영지인 경기도 수원 '우영우 김밥'에 입장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오전 11시 30분. 일식집 '가자구루마'(우영우 김밥)에 시민들이 차례대로 들어 가 식사를 시작했다. 더위에 오랜 시간 줄 섰던 시민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비록 우영우 김밥을 맛 볼 순 없지만, 우영우가 아빠의 정성스러운 김밥을 먹던 그 가게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기쁨에 연신 셀카를 남긴다. 가게 곳곳에는 우영우의 흔적이 남아 있어 '영우 앓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긴 기다림 끝에 입장에 성공한 시민들이 24일 오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촬영지인 경기도 수원 '우영우 김밥'에서 인증샷을 찍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긴 기다림 끝에 입장에 성공한 시민들이 24일 오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촬영지인 경기도 수원 '우영우 김밥'에서 인증샷을 찍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시민들이 24일 오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촬영지인 경기도 수원 '우영우 김밥'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시민들이 24일 오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촬영지인 경기도 수원 '우영우 김밥'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영우 앓이'들이 '우영우 김밥'을 찾아 소비를 시작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영우 앓이'들은 식사를 마친 뒤 주변을 구경하며 지갑을 열었다. 문환 콘텐츠가 지역에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왔다. 그동안 '채널'에서 문화를 소비했던 시민들이 이제는 '콘텐츠'로 문화를 소비하고 있다. OTT(Over The Top·개방된 인터넷을 이용해 방송 프로그램이나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대박을 터트린 '오징어게임'이 대표적인 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몰아친 '오징어게임'과 같은 듯 다르다. '오징어게임'은 OTT가 친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에게는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문화소비의 차별에 갇혔다. 이런 단점을 보안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채널과 OTT에 동시에 송출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새롭게 고안해 접근성을 더욱 높였다. 

전통적인 매체와 신흥 강자 OTT를 동시에 사용하면서 문화소비의 차별을 없앴다. 오히려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본방 사수를 외치는 '영우 앓이'들 덕분에 ENA의 채널번호를 묻는 사람들이 생겼고, 본방 사수를 못한 '영우 앓이'들은 넷플릭스로 아쉬움을 달랬다. 한 번 보고 두 번 보는 '재방송 효과'가 단시간에 생기면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ENA에 광고를 낸 광고주들은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문화 콘텐츠가 광고로 벌어들인 경제적 효과는 '재방 효과'로 배가 됐다.

'영우 앓이'는 해외에서도 시작됐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4일부터 10일까지 넷플릭스 비영어 TV 부문 전 세계 1위를 달성했고, 대만, 베트남 등 총 12개국에서 톱 10 리스트에 안착했다"라고 13일 발표했다.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상)에서 4관왕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촬영지는 '관광 상품'이 돼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였다. 채널과 OTT를 동시 공략하며 한 단계 더 전진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문화 콘텐츠로서 큰 경제적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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