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김석환. /KIA 제공
KIA 타이거즈 김석환. /KIA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KIA 타이거즈의 '거포 유망주' 김석환(23)은 올 시즌 김종국(50) 감독이 주목한 '한 남자'였다. 다부진 체격(187cm-97kg)과 타고난 힘, 부드러운 스윙까지 대형 타자 재목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김종국 감독은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김석환을 주전 좌익수로 낙점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기회를 부여했고, 개막전 선발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최형우(39), 나성범(33)과 함께 KIA 타선을 이끌 차세대 좌타 거포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김석환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4월 출전한 19경기에서 타율 0.173(52타수 9안타), 1홈런, 장타율 0.303에 그쳤다. 강점인 장타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며 실망감을 안겼다. 이창진(31), 이우성(28)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백업으로 밀려났다. 5~6월 11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고, 두 차례 2군을 다녀왔다. 김석환은 "1군에서 원하던 결과가 안 나오다 보니 심리적으로 쫓겼다. 잘 맞은 타구들까지 상대 수비에 잡히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돌아봤다.

KIA 타이거즈 김석환(가운데). /KIA 제공
KIA 타이거즈 김석환(가운데). /KIA 제공

2군행이 '약'이 됐다. 2군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초심'을 되찾았다. '자신감'이라는 연료도 다시 채워 놓았다. 그는 퓨처스(2군) 리그 16경기에서 타율 0.381(63타수 24안타), 3홈런, 15타점, 16득점, 장타율 0.619, OPS(출루율+장타율) 1.080으로 펄펄 날았다. "2군 코치님들이 '네 스타일대로 쳐야 하는데 결과 안 나오니 공을 맞히는 데 급급한 모습이 보였다'고 조언해주셨다"며 "저만의 존을 설정하고 제 스윙을 하려고 노력했다. 2군에서 경기에 많이 나간 게 도움이 됐다. 자신감을 많이 찾았고, 타격 방향성을 재정립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시련의 터널을 지나 단단해져 돌아온 김석환은 전반기 막판부터 조금씩 제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9~10일 한화 이글스전에 이틀 연속 선발로 나서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후반기 첫 출전 경기였던 2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3점 홈런을 날렸다. 그는 "2군에 다녀온 뒤 타격 타이밍이 많이 좋아졌다. 이제 공을 맞히는 데 급급한 스윙은 하지 않으려 한다. 삼진을 당하더라도 후회 없이 제 스윙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석환은 전반기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결과에도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한다. "코치들과 선배들이 '오늘 못 쳐도 내일 칠 수 있다. 일희일비 하지 말라고' 조언 해주셨다. 결과는 하늘에 맡길 생각이다"라며 "후반기엔 제 야구를 하고 싶다. 다시는 전반기 때처럼 하고 싶지 않다. 제가 생각한 대로 밀고 나가겠다. 제가 가진 능력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줬다.

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