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윤이나, 사과문 발표 "변명의 여지 없다"
한국여자오픈 성적, 컷탈락에서 '실격'으로 정정
윤이나가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윤이나가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장타 여왕’으로 떠오른 윤이나(19)가 대회 규정 위반 사실을 뒤늦게 털어놔 파장이 일고 있다. 자숙의 의미로 대회 출전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지만, 향후 대한골프협회로부터 중징계를 피할 순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이나는 25일 오후 매니지먼트사 크라우닝을 통해 발표한 사과문에서 “6월 16일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발생한 ‘오구(誤球) 플레이’에 사과드린다”며 “저는 15번홀에서 티샷이 우측으로 밀려 공을 찾던 중 앞쪽에 있는 깊은 러프에 공이 있다는 주변의 조언에 따라 그것이 저의 공인 줄 오해하고 플레이를 진행했다. 그러나 곧 저의 공이 아님을 알게 됐고, 처음 겪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순간 판단이 서지 않아 결국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플레이를 이어 갔다”고 고백했다.

당시 윤이나가 친 공은 로스트 볼이었다. 골프 규정대로라면 윤이나는 벌타를 받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티샷을 해야 했다. 그러나 그린을 떠날 때까지 바로잡지 않았기 때문에 규정상 실격 처리되는 게 맞다.

크라우닝 측은 “7월 15일 대회 주최 측인 대한골프협회에 오구 플레이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이후 같은 달 18일 협회로부터 선수의 해당 대회 실격 및 기록 수정을 통보 받았다. 협회의 처분을 기다리는 중이며 어떠한 처분도 겸허히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윤이나. /KLPGA 제공
윤이나. /KLPGA 제공

윤이나는 "선수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다"라며 “협회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달게 받겠다"고 뉘우쳤다. 이어 ”성적에만 연연했던 지난날들을 처음부터 되짚어 보며 반성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대회 출전 중단 의사를 내비쳤다.

오구 플레이로 인한 실격 사례는 과거에도 여럿 존재했다. 정일미(50)와 안시현(38)은 2010년 8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오픈 1라운드 18번홀 세컨드 샷 때 서로 공을 바꿔 치는 실수를 저질러 경기 종료 후 실격 처리됐다.

무려 한 달 이상 뒤늦게 오구 플레이 사실을 털어놓은 윤이나에게는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함께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규정 위반 후 이를 숨기거나 속이는 행동을 할 경우 영구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린다.

26일 확인 결과 협회는 윤이나의 한국여자오픈 성적을 기존 컷탈락에서 ‘DQ(Disqualified·실격)’로 정정했다. 협회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소집해 윤이나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과거 골프 매니지먼트사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25일 본지와 통화에서 “최근 인지도 높은 KLPGA 선수들의 규정 위반 사례들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사례의 경우 경기 공정성을 훼손한 중대한 사안이 될 수 있다. 선수들은 규정 숙지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고, 협회나 투어에서는 선수의 규정 교육과 인성 교육에 보다 힘을 써야 할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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