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유보 요청에도 노조 '철회' 주장
MBK, 카카오 글로벌 진출 최적 파트너 평가에도
구조조정 대립·홈플러스 전례로 ‘투기자본’ 낙인
지난 25일 종로구 D타워 MBK파트너스 앞 MBK 매각 반대 결의 대회. 사진=김재훈 기자
지난 25일 종로구 D타워 MBK파트너스 앞 MBK 매각 반대 결의 대회. 사진=김재훈 기자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플랫폼계를 강타한 카카오모빌리티 M&A 움직임이 최대주주 카카오의 매각 보류 선언을 통해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인수자로 거론되는 MBK파트너스(MBK)를 두고 카카오크루(노동자) 측이 여전히 강한 반대를 표명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지난 25일 전사 공지를 통해 “카카오 계열사 ESG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홍은택 각자대표에게 카카오모빌리티 존재 이유와 방향성, 크루들의 의견을 전달했다”며 “매각 논의를 유보하고 회사 주변에 게시된 현수막 글귀처럼 사회적 책임 이행 방안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카카오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역시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사회적 공존을 위한 새로운 성장 방향을 제안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CAC는 이러한 노력을 존중한다"며 류 대표의 매각 유보 요청에 답했다.

매각 유보 요청이 받아들여지며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그러나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 등은 25일 MBK가 위치한 서울시 종로구 D타워 앞에서 결의 대회를 열어 매각 유보를 환영함과 동시에, MBK 매각을 완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흥렬 크루유니언 사무장은 “매각이 완전 무산된 건 아니지만 (매각 유보는)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매각 국면이 또 언제올지 모른다. 카카오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최소한의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MBK가 매각을 추진 중인 홈플러스 해운대점. 사진=홈플러스
MBK가 매각을 추진 중인 홈플러스 해운대점. 사진=홈플러스

이어 MBK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의 MBK파트너스 매각은 특정 기업의 주인이 바뀌는 문제가 아니다”며 “전 국민이 사용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을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 주장했다.

IB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과 관련, MBK를 계열사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둔 카카오 입장에서 좋은 파트너로 본다. 운용자산만 30조원을 보유하고 있는 MBK는 올해 초 미국 다이얼캐피털에 지분 12.5%를 매각하는 등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앞세워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MBK의 카카오모빌리티 인수설 초기만 해도 경험 많은 사모펀드의 경영 노하우에 따른 기업 가치 업그레이드, IPO에 따른 투자금 유치, 현재 모기업인 카카오의 디스카운트 해소 및 주주 환원 등 긍정적인 효과가 이뤄질 것이라 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카카오 노조가 MBK를 ‘투기자본’이라 규정하며 매각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고,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도 커지고 있어 M&A가 당초 예상대로 흐를지는 미지수다.

특히 홈플러스 경영을 둘러싼 MBK의 행보를 두고 카카오모빌리티의 미래 아니냐는 시선이 적지 않다.

MBK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 지분 100%를 약 5조8000억원에 사들이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그러나 이커머스 시장 확대와 코로나19 여파, 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려 2018년부터 적자 전환하는 등 고전했다. 결국 인수 때 빌린 4조원 이상의 차입금 환수 를 위해 일부 매장의 토지 및 건물 등 부동산 '폐점 매각' 형식으로 팔았다. 이는 해고 위기에 몰린 홈플러스 구성원들의 강한 반발을 불렀고, 사모펀드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를 촉발했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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