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FOMC, 기준금리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 단행
파월의 속도 조절 언급 및 7월 CPI 하락 전망…반등 기대감 높여

 

2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발언하며 시장에 안도감을 선사했다. 더불어 7월 CPI 하락 전망이 나오는 등 증시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발언하며 시장에 안도감을 선사했다. 더불어 7월 CPI 하락 전망이 나오는 등 증시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최용재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7일(현지시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연준이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우려,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시도한 것이다.

미 증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통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짐에 따라, 불확실성 해소의 여파로 일제히 급등했다.

그는 “다음 FOMC 회의에서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통화정책 기조가 계속 긴축으로 가면서 누적되는 정책 조정이 경제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평가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9월 이후 연준의 행보를 묻는 질문에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등을 모두 살펴보고 적정한 스탠스를 찾을 것이며 그 과정이 진행될수록 금리 인상폭은 줄이는 게 적정해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이 두 번이나 금리 인상폭 축소 발언을 함에 따라 시장은 ‘긴축 속도조절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시장은 환호했다. 자이언트 스텝을 예상했던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 더 이상 금리 인상폭 확대가 없을 것을 공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파월 의장의 비둘기적 발언을 인플레이션이 정점에서 내려오고 있다는 메시지로 보고 있다. 이에 진정한 증시 반등이 시작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급등으로 환호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62% 뛰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무려 4.06%나 올랐다. 이는 2020년 4월 이후 나스닥 지수 최대 상승률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급등세에 동참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전장 대비 6.69%가 상승했고, 알파벳 역시 7.66%나 급등했다. 이외에도 ‘대장주’인 애플(3.42%)을 비롯해 테슬라(6.17%), 메타(6.55%), 엔비디아(7.60%), 아마존(5.37%) 등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증시 전문가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아트 호건 B라일리 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시장 전략가는 “월가가 3분기에서 4분기까지 기준금리가 적어도 이전보다는 덜 공격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분석했고, 아시시 샤 골드만삭스자산관리 수석투자책임자는 “매파적 연준의 정점이 지났으며 앞으로 금리인상 속도가 느려질 것이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 역시 “사실상 7월 FOMC 회의가 예상에 부합했다는 점부터 연준의 정책전환의 출발선으로 평가하며 정책의 초점을 ‘물가만’에서 ‘물가와 경기를 균형 있게’ 볼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금융시장의 안도 심리가 강화돼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어 이는 위험자산에 기회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의 긍정적 평가와 더불어 파월 의장의 발언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긍정적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최근 미국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CPI는 지난 5월 41년 만에 최고치인 8.6%를 기록한 데 이어, 6월에는 9.1%로 치솟아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지만 7월 CPI는 이전에 비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6월 인플레이션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것은 7월 CPI 하락을 예상할 수 있는 요소다. 

최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꾸준히 거래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연말까지 국제유가가 배럴당 65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식료품과 농산물의 가격도 정점을 지나는 중이라고 판단했다. 

메리츠증권은 “핵심물가 중 재화 물가상승률은 이미 정점을 통과했으며, 앞으로도 비교적 빠르게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6월까지 물가상승률 급등을 유발했던 식료품과 에너지는 이미 정점 통과했을 가능성이 크며 6월 CPI가 정점이었을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분석했다. 

7월 CPI가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인플레이션 정점론은 힘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연준의 긴축 강도도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이며 증시의 진정한 반등을 이끌 수 있는 핵심 동력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이런 상황은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 금리가 역전돼 외국인 자본이 유출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래비중이 늘고 있는 만큼,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7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1조 6000억원을 순매수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미 증시가 FOMC 결과를 소화하며 상승한 점은 우리나라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며 “특히 FOMC 이후 달러화의 약세가 진행돼 원화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 우호적이다”고 분석했다. 

최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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