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뉴욕증시, 2020년 이후 최대 월간 상승률 기록
파월 연준 의장의 비둘기적 행보, 대형주들의 호실적 영향
뉴욕증시 대장주 애플. 사진=연합뉴스
뉴욕증시 대장주 애플.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최용재 기자] 최악의 상반기를 보내야 했던 뉴욕증시에 다시 훈풍이 불고 있다. 

뉴욕증시는 올해 상반기 1970년 이후 최악의 하락폭을 기록하는 등 침체에 빠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상반기 동안 20.6% 추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2분기에만 22.4% 급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상반기 중 ‘대장주’ 애플이 23% 하락했고, 알파벳(25%), 메타(52%) 등 간판 기업들도 하락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이런 흐름이 7월 들어 바뀌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15.50포인트(0.97%) 상승한 3만 2845.13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57.86포인트(1.42%) 오른 4130.29를 나타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8.10포인트(1.88%) 상승한 1만 2390.69로 장을 마감했다.

사흘 연속 상승세를 탔다. 다우 지수는 이달 들어 6.7% 올랐고, S&P500 지수는 9.1%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는 12.4% 상승했다. 7월 3대 지수의 월간 상승률은 2020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뉴욕증시가 6월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게 됐다.

고강도 긴축으로 일관하던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 방향이 완화될 거라는 기대감이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시도했지만 제롬 파월 의장이 비둘기적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선사했다.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 기조가 계속 긴축으로 가면서 누적되는 정책 조정이 경제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평가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파월 의장의 ‘긴축 속도조절론’에 시장은 환호했다. 

또 2분기 시장 컨센선스를 웃돈 기업들의 호실적이 힘을 보탰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집계 결과 이날까지 절반 이상의 S&P500 기업들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 중 72%가 전망치를 상회했다.

미국의 간판 기업 애플은 올해 2분기 주당순이익(EPS) 1.20달러를 기록하면서 시장 예상치(1.16달러)를 상회했다. 매출액 역시 830억달러로 예상치를 넘어섰다. 매출액은 역대 2분기 중 사상 최대다. 

아마존의 2분기 매출액은 1212억달러로 예상치(1190억 9000만달러)를 웃돌았다. 또 미국 대표 석유기업인 엑슨 모빌은 고유가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냈고, 미국 대표 자동차기업 포드는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했다. 맥도날드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0% 가까이 늘었고, 코카콜라도 2분기 매출이 113억달러로 예상치(107억달러)를 뛰어넘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공격적 긴축 기조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와 기업들의 호실적이 힘을 합쳐 주가를 부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로렌 굿윈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연준이 더 비둘기파적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따라서 더 낮은 금리에 대한 기대가 주식시장에 약간의 부양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타당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도이치방크의 투자전략팀은 “애플과 아마존이 그동안 메가캡이 보여줬던 것보다 더 강한 실적을 내놨다”며 “여기에는 공급망 문제와 소비자 지출에 대한 낙관론이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BMO 웰스매니지먼트의 영유 마 최고투자전략가는 “기업들이 실적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은 상당한 위안을 얻고 있다”며 “당초 대부분 마이너스(-) 성적표를 내놓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개별 기업 수준에서 훨씬 더 많은 분산이 일어날 것이다”고 밝혔다.
 

최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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