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자율주행 SW 전문가 송창현 대표의 스타트업 인수 추진
고비용 라이다·HD맵 없는 SW 기술 경쟁력으로 차별화
현대차가 공개한 자율주행 레벨4 비전 영상의 한 장면.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가 공개한 자율주행 레벨4 비전 영상의 한 장면.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 인수를 성사시켜 미래 자동차 기술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송창현 대표가 2019년 설립한 포티투닷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송 대표는 지난해부터 현대차 TaaS(포괄적인 수송 서비스) 본부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포티투닷은 설립 당시부터 현대차가 투자해 20.3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최대주주는 36.19%를 보유한 송창현 대표이며 롯데렌탈, 신한금융그룹 등이 주주로 있다. 현대차는 송 대표를 비롯한 주주들의 보유 지분 대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인수 후에도 송 대표가 자리를 지키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 이전부터 송 대표 영입을 원했던 현대차의 직접 투자를 받으며 시작한 만큼 포티투닷의 현대차 인수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었다. 다만 포티투닷의 기업가치를 두고 현대차와 다른 주주들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 협상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가 포티투닷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차별적 기술 경쟁력이다. 포티투닷의 자율주행 기술은 현재 대부분의 완성차·IT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는 고비용의 라이다 센서와 고정밀 지도(HD맵)를 사용하지 않는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등 소프트웨어 기술로 카메라 영상 정보와 경량 지도 기반 데이터 기반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상용화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자율주행 AI부터 AI가속기 시스템까지 풀스택 형태로 개발하는 포티투닷은 기술력을 인정 받아 서울시의 운송플랫폼 사업자로 단독 선정됐으며 ‘유상운송 1호 면허’를 받아 상암동 일대에서 자율주행 시범운행을 하기도 했다.

현대차 역시 올해 4분기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제네시스 G90 차량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 강남·서초구 일대 제한된 지역에서 레벨4 기술이 적용된 로보라이드 택시 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자율주행 기술 우위 선점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레벨4 자율주행 기능이 적용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시범 차량. /사진=현대자동차
레벨4 자율주행 기능이 적용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시범 차량.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가 포티투닷 인수를 추진하는 데는 이 같은 목표 달성에 한층 다가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현대차그룹 외에도 이미 대부분의 완성차업체와 구글 등 IT 기업들까지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축적하고 있으며 GM은 최근 전기차·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총 350달러(약 45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포티투닷의 기술력을 확보하게 될 경우 현대차는 라이다 등 높은 비용의 센서 장비에 의존해야 하는 기존 자율주행 경쟁 구도에서 차별적 우위를 노려볼 수 있게 된다. 비슷한 예로 전기차 시장 선두주자인 테슬라의 경우 우수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기반으로 카메라 이미지·영상만을 활용한 자율주행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아직 완전한 자율주행으로 분류되는 레벨5 수준의 기술력은 구현되지 않았다. 각 기업들은 라이다를 비롯한 비싼 최첨단 장비를 아낌없이 사용하고 경험적 데이터 축적을 위해 테스트 주행거리를 쌓아가고 있지만 워낙 변수가 많은 실제 도로 환경에 완벽하게 대응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이번 인수로 보다 비용 효율적인 기술을 확보하면 유리한 시작점에 설 수 있으며 소프트웨어 기반의 유연한 미래차 시장 대응이 가능해질 수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포티투닷 인수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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