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롤론티스·포지오티닙, 연내 미 FDA 허가 여부 결정
NASH 후보물질 2종, 2상 결과 발표 예정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본사.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숙원인 ‘글로벌 신약 개발’ 향방이 연내 가려진다.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올해 하반기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와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포지오티닙’에 대한 허가 여부를 발표 예정이다.

롤론티스 승인 예정일은 내달 9일이다. 포지오티닙은 같은 달 22~23일 예정된 FDA 자문위를 통해 승인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인 ‘랩스커버리(인체 내 의약품 약효 지속 기간을 늘리는 기술)’가 적용된 자사 첫 바이오 신약이다. 지난해 3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 33호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이 약은 고형암과 악성 림프종에 대한 세포독성 화학요법을 투여받는 환자의 중증 호중구 감소증 기간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롤론티스는 지난 2012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 이전됐다. 이후 2018년 FDA에 BLA(바이오 의약품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추가 자료 보완을 이유로 자진 취하했다. 이듬해 재도전했지만 생산시설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보완요구서(CRL)를 받아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인 셈이다.

의약품 조시기관 아이큐비아 집계 기준 국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800억원 규모로 쿄와기린 ‘뉴라스타’와 GC녹십자 ‘뉴라펙’이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특히 뉴라스타는 세계 8조원 시장에서 약 70%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지오티닙은 미국 시장에 최초로 진출하는 국산 항암 신약이 될 것으로 주목받는 약물이다. 지난 2015년 스펙트럼에 기술 이전됐으며, 치료 경험이 있는 ‘HER2 Exon 20’ 삽입 변이 환자를 적응증으로 한다. 올 초 FDA에서 패스트트랙 개발 약물로 지정돼 지원받고 있으며, 임상 2상 결과만으로 허가 심사를 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크진 않지만 아직 허가된 관련 의약품이 없어 미충족 의료 수요가 있다.

롤론티스와 포지오티닙가 연내 FDA로 허가를 받는다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문턱을 넘는 국산 6호와 7호 신약이 된다. 동시에 한미약품은 고 임 회장의 숙원인 글로벌 신약 개발 및 제약강국을 이루는 여정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 후보물질인 ‘에피노페그듀타이드(랩스 듀얼 아고니스트)’는 임상 2a상 결과도 연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NASH는 가장 흔한 만선 간 질환의 하나다. 미국 성인 약 1.5~6.5%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허가받은 마땅한 약물이 없어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분야로 꼽힌다. 이에 관련 시장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 7개국을 기준 지난해 시장 규모는 대체의약품 중심으로 약 2270억원, 10년 후인 2031년 약 3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또다른 NASH 치료 신약 후보물질인 ‘HM15211(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은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2b상 중간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제약사 중 올 하반기 R&D 이벤트 기대감이 가장 큰 기업”이라며 “랩스커버리에 대한 최초 미국 신약승인을 앞두고 있고,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NASH 분야에서 2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HM15211의 임상 성과에 따른 파이프라인 가치 상승 및 기술이전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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