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갈등 '최고조'
대만리스크 분산, 삼성전자에 일부 위탁 가능성 커
"미중 갈등 더 심화된다면 한반도도 안심 못해"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후폭풍으로 TSMC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가 유력한 대안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진표(오른쪽) 국회의장이 4일 오전 국회를 방문한 낸시 펠로시(가운데) 미국 하원의장과 본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진표(오른쪽) 국회의장이 4일 오전 국회를 방문한 낸시 펠로시(가운데) 미국 하원의장과 본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 대만을 방문해 19시간가량 체류한 펠로시 의장은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인 TSMC 류더인(마크 류) 회장과 화상회의를 갖고 반도체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자국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엄중한 침해로 간주하고 4일 오후 대만 주변 해역에서 실사격을 포함한 해상·공중 대규모 군사 훈련을 본격 실시하는 등 무력 시위 수위를 끌어올려 역내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이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지난달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는 강도 높은 발언으로 압박을 가한 바 있다. 

TSMC는 미중간 갈등에 대응하기 위해 200억달러를 들여 미국과 일본에 공장을 이전하고 있다. 또 3년간 1000억달러를 추가 투입해 생산시설을 확충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 대만에서 반도체 대부분이 생산되고 있어 당장 대만해협이 봉쇄될 경우 반도체 공급 차질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TSMC 등 대만 기업들의 반도체 공급 악화로 이어져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TSMC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애플과 인텔, 테슬라 등 고객사들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 보복이 현실화될 것을 우려한 팹리스업체들이 대만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TSMC의 유일한 대안인 삼성전자에 일부 제품을 위탁할 가능성에 대해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퀄컴과 엔비디아 등은 삼성전자에 일부 제품의 위탁생산을  맡기기도 했다.

또 지나 라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과거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현재 동맹국인 대만 반도체에 극단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며 "동맹국에 위치한 삼성전자 역시 좋은 기업이며 반도체업계의 리더"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파운드리 공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파운드리 공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올해 6월 세계 최초 게이트올어라운드 기반 3나노미터(nm) 양산에 돌입했다. 지난달 25일에는 경기도 화성캠퍼스 V1라인에서 3나노 파운드리 제품 출하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아울러 올 1분기 5나노 이하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에서는 삼성전자가 점유율 60%를 기록해 40% 점유율인 TSMC를 제쳤다.

그러나 삼성전자도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더 심화된다면 한반도 긴장감도 함께 높아질 수 있어 삼성전자도 안심할 수는 없다"며 "더구나 중국은 한국의 반도체 최대 수출국인 동시에 삼성전자의 주요 반도체 생산시설이 중국에 있어 생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 방문을 마치고 지난 3일 밤 한국에 도착한 펠로시 의장은 4일 오전 국회를 방문해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동을 가졌다.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면담 대신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등 아시아 국가를 순방한 펠로시 의장은 한국 일정을 소화한 뒤 마지막 순방지인 일본으로 떠난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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