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징계 복귀 이후 7월 한 달간 4할대 타율
"더 이상 화는 없습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주장 하주석이 징계 복귀 이후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주장 하주석이 징계 복귀 이후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내야수 하주석(28)은 올 시즌 주장 완장을 찼다. 팀 내 정우람(37), 장민재(32) 등 고참급 선수들이 있지만, 카를로 수베로(50·베네수엘라) 감독의 선택은 그였다. 그러나 개인 성적은 물론 팀 성적까지 떨어지면서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느꼈고, 압박감도 시달린 탓인지 많은 팬들을 실망시켰다. '그 사건'을 일으키며 2군행을 면치 못했다.

하주석은 지난 6월 16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타율 0.213에 그쳤다. 당시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들 49명 중 48위에 머물렀다. 떨어진 타격감 문제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결국 터질 게 터졌다. 당시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표하다가 과격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루킹 삼진 아웃 판정을 받은 그는 거칠게 항의한 데에 이어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헬멧을 던지는 등 주장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 집어던진 헬멧이 벽을 맞고 튀어 웨스 클레멘츠(58·미국) 수석코치의 뒤통수에 맞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화 팬들은 물론 국내 야구 팬들은 하주석을 맹비난했다. 모범의 보여야 할 주장이 경솔한 행동을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하주석은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고, 구단 역시 그를 2군으로 보내 자숙의 시간을 보내게 했다. 자주 만나지 못한 어린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며 초심을 찾은 그는 18일이 지난 7월 5일 대전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첫 타석에서 홈 팬들을 향해 헬멧을 벗고 90도 인사를 했다. 팬들은 박수를 보내며 하주석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다. 하주석은 당시 경기에서 기습 번트를 시도하며 1루를 향해 전력 진주하는 등 열성을 다했다. 4타수 2안타로 활약하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달 17경기에 출전해 28안타(1홈런) 12타점 10득점 타율 0.406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7월 리그 전체 타율 3위, 최다안타 3위에 해당한다. 또한, 삼진율을 27.9%에서 19.5%로 낮추며 평정심을 찾았다. 시즌 성적도 79경기에서 75안타(5홈런) 44타점 36득점 타율 0.268로 좋아졌다.

'그 사건' 이후로 2군에서 보낸 시간이 아깝지 않다. 그는 "지금은 마음 비우고 한다. 그 전에는 한 타석, 공 하나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으며 일희일비했다. 그런 사건 이후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력은 프로 데뷔 첫 끝내기 홈런으로 이어졌다. 2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서 5번 타자 유격수로 나서 9회말 끝내기 솔로포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팀이 4-4로 맞선 9회말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상대 마무리 투수 정해영(21)의 2구째 시속 135km 포크볼을 공략해 우측 담장을 그대로 넘겼다. 시즌 5호 홈런이자 KBO리그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하주석(오른쪽)이 안타를 친 뒤 이상훈 코치와 주먹을 맞대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하주석(오른쪽)이 안타를 친 뒤 이상훈 코치와 주먹을 맞대고 있다. /연합뉴스

하주석은 "그 사건 이후로 많이 바뀌었다. 이제는 화가 없어졌다. 화를 모른다"며 "안 좋은 일로 크게 이슈가 되면서 질타를 받고 혼도 났다. (2군에) 내려가서 많은 생각을 했다. 최대한 안 좋은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후배들과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팀을 이끄는 진정한 캡틴으로 돌아온 하주석이 앞으로 계속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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