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일본 도쿄돔에서 시애틀-오클랜드의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열렸을 때 모습 /AP연합뉴스
2012년 일본 도쿄돔에서 시애틀-오클랜드의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열렸을 때 모습 /AP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지난 7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훗스퍼의 방한에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2022-2023시즌 프리시즌 일정을 위해 지난달 10일 방한한 토트넘 선수단은 K리그1 올스타 선수들로 구성된 ‘팀K리그’와 스페인 라리가의 세비야 FC와 친선 경기를 치렀다.

토트넘의 한국 투어는 그야말로 '초대박'을 쳤다. 방한 기간 치른 2경기엔 총 10만8000명의 관중이 몰렸다. 온라인에선 약 300만 명이 토트넘의 경기를 관람했다. 토트넘의 방한 경기를 독점 중계한 쿠팡플레이는 "토트넘과 팀K리그 간 1차전을 재생한 사람(UV·Unique Viewer·순방문자 수 기준)은 184만 명이었다. UV는 중복 없이 1회 이상 경기를 재생한 방문자를 의미한다. 16일 토트넘과 세비야FC의 2차전 중계의 UV는 110만 명이었다"고 밝혔다.

올 겨울엔 국내 야구팬들을 설레게 할 대형 이벤트가 펼쳐질 전망이다. 세계 최고 야구리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올스타 선수들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11월 MLB 연합팀을 KBO리그 연합팀, 월드클래식베이스볼(WBC) 한국 대표팀과 최대 4경기를 치르는 MLB 한국 초청 투어를 추진하고 있다. KBO와 MLB 사무국 모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성사 가능성이 높다. 장소와 날짜도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다. 11월 중순에 서울에서 2경기, 부산에서 2경기를 치르는 방안이 유력하다. 짐 스몰 MLB 인터내셔널 부사장 등 MLB 사무국 직원들은 지난 5월 방한해 고척스카이돔과 부산사직야구장과 숙박 시설 등을 답사하기도 했다. KBO 관계자는 8일 본지와 통화에서 "야구 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KBO와 구단들 모두 MLB 한국 투어 개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MLB 사무국, 운영대행사와 함께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라고 전했다.

MLB 한국 투어를 개최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들 전망이다. 쿠팡도 토트넘을 초청하기 위해 초청비와 체류비, 마케팅 비용 등으로 100억 원 내외의 거액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MLB 한국 투어에도 엇비슷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토트넘 홋스퍼 경기. 골을 넣은 손흥민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토트넘 홋스퍼 경기. 골을 넣은 손흥민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KBO는 스폰서십 유치와 TV 중계권 판매로 비용을 조달해야 한다. 토트넘 손흥민(30) 같은 확실한 흥행 카드가 필요하다. 토트넘 경기를 '직관(직접 관람)'한 관중 대다수는 손흥민의 플레이를 직접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이다. 토트넘 한국 투어가 대박을 터뜨린 건 단연 슈퍼스타 손흥민의 존재감 덕분이다. 토트넘의 한국 투어를 동행 취재한 잉글랜드 축구 매체 ‘풋볼런던’은 "손흥민의 효과를 본 사람들은 데이비드 베컴이 전성기 시절 전세계에 미친 영향보다 아시아에서 손흥민이란 브랜드의 영향이 더 크다고 평가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야구에서 손흥민급 위상과 인지도를 가진 한국 선수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유일하다. 하지만 류현진은 MLB 한국 투어가 성사되어도 뛸 수 없다. 그는 지난 6월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재활 중이다. 일러야 2023년 시즌 중반에나 복귀할 전망이다. 애초 류현진의 출전을 기대하고 MLB 한국 투어를 추진한 KBO로선 한국인 슈퍼스타의 부재가 아쉽기만 하다.

손흥민 같은 한국인 슈퍼스타는 없지만, MLB 한국 투어 자체가 한국 야구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일본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8·로스엔젤레스 에인절스)가 던지고, 한국의 천재 타자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가 치는 장면은 야구팬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야구 흥행에 불을 지필 수 있다.

야구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허구연 KBO 총재는 지난 3월 취임 당시 한국 야구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류전 확대를 천명한 바 있다. MLB 연합 팀과 맞대결은 내년 3월 WBC에 출전할 야구 대표팀 전력을 점검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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