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5일부터 경영 복귀…한종희·경계현 등과 회의
대규모 투자·M&A 시기 시장 예상보다 빠를 수
글로벌 네트워크 활발…내달 테일러 착공식 참석
연내 삼성전자 회장 취임 가능성 커
부당 합병 등 재판 중…사법리스크 아직 남아 있어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 회장 승진 등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현장경영 행보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번 복권 취지가 경제활성화인 만큼 이 부회장이 반도체 등 주력사업에서 위기탈출 경영에 성공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공판으로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공판으로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khkim@sporbiz.co.kr

이 부회장은 15일부터 취업제한에서 벗어남에 따라 광복절 연휴가 끝난 후 곧바로 경영에 복귀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과 경계현 사장(DS부문장) 등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과 만나 하반기 경영 현안과 대응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사장단 회의 재개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이 지난 5월 발표한 8만명 신규 채용과 함께 450조원 규모 투자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은 이 부회장 복권으로 대규모 투자와 초대형 인수합병(M&A) 등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비롯해 칩4 동맹을 둘러싼 미중 반도체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더구나 최근 반도체 산업 업황 악화로 하반기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 하향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 어느 때보다 이 부회장의 결단이 중요해진 시기다. 이 같은 경영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그동안 미뤄왔던 대형 M&A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수 대상으로는 차량용 반도체업체인 NXP와 인피니온,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 등이 거론된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 5G 통신 및 바이오 분야에도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2016년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대형 M&A가 없었다. 현재 삼성은 124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 자금은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삼성 평택 공장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삼성 평택 공장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외출장도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부회장은 사면 후 첫 해외 출장지로 미국 텍사스주를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170억달러를 투입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있는데 아직 착공식은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9월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테일러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착공식이 이 부회장 경영복귀를 선언하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올해 안에 삼성전자 회장으로 취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한다면 시기는 고 이건희 회장 2주기인 10월 25일이나 삼성 창업주이자 조부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35주기인 11월 19일 혹은 사장단 정기인사 시즌인 12월에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 부회장(1968년생)은 올해 54세로 지난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유지하고 있다. 4대그룹 총수 가운데 회장 타이틀을 달지 못한 총수는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같은 오너가 3세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1970년생)과 구광모 LG그룹 회장(1978년생)은 이미 회장직에 올랐다. 올해 이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더라도 1987년 45세에 회장에 취임한 이건희 회장보다 10년 늦다. 회장은 법률(상법)상 직함은 아니라 사내 주요 경영진이 모여 결정하면 된다. 

재계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등기 임원에 오르고 삼성 서초사옥 집무실에 정식 출근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그동안 가석방 상태라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었지만 복권으로 등기임원이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2019년 10월 3년 임기를 끝낸 뒤 등기 임원에서 내려왔고 현재 무보수 미등기 임원이다. 

다만 이 부회장 사법리스크는 완전히 털어내진 못한 상황이다. 이번 사면으로 취업 제한이 풀리면서 경영족쇄는 풀렸지만 계열사 부당 합병과 회계 부정 의혹을 둘러싼 재판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형기는 지난달 29일 종료됐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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